'소'도반의 시
동백나무 열매가 뒹굴고 잎은 타들어 갔다
산 아래 철조망에는 칡넝쿨이 죄수 마냥 손 내밀었다
국경 같은 길을 말없이 걸었다
달맞이꽃과 달개비가 처절하게 부르짖는
한낮의 오후였다
발아래서 속 빈 열매들이 으스러진다
그때까지 나는 X를 생각하고 있었다
막대기 두 개를 겹친 상태를 떠올렸으나
가장 튀어나온 두 부분이 만나는 상상
열매는 나무가 내미는 최선이고
넝쿨은 뙤약볕 아래 손을 뻗었다
철망을 사이에 두고
최선과 간절함이 기도한다
하염없는 미지수의 사이를 걷는다
나는 이 방정식의 답을 모른다
뛰어오른 메뚜기의 궤적
계절의 종착역에서 본
X의 상흔
'소'도반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