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와 될리가 있겠나 싶다

'루'도반의 시

by 도반

누구와 될리가 있겠나 싶다


깊고 깊은데서 너를 길어올리는 날에는

아직도 퍼 올려 낼 것이 이리도 남았나 싶다


너는 사막 어딘가를 매섭게 걸어갔고

나는 거기 어디서 길을 잃었었다

신기루같은 너만 보다

모래 바람에 쓸려 익사 했었다

그것이 우리의 마지막


허약한 내가

아직도 너를 가져와 밤잠을 설치는 게

비겁 하다 생각이 들면

네 집 앞 포장마차에서 기울어져

너를 올려다보며 홀로 술에 구겨졌다


아무것도 다시 시작할 수 없다

너와 만나고 끝나고 시간이 이토록 지나고

내가 알게 된 것은 이 것 뿐이다


나는 사랑,

그런 것이라면 아무것도 다시 시작할 수가 없다

진심으로도 최선으로도 용기로도 안되는데

어떻게 될리가 있겠나 싶다

너와도 안되는데


누구와 될리가 있겠나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환생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