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도반의 시
나의 부친은 겨울에 갔다
요즘은 생각한다
그가 얼마나 살고 싶었을까
가늠하려 하면 내 생을 떼어다가
그에게 주고 싶다
못다한 일 맘껏 하게
여름이라 유천 칡냉면을 시켜먹었다
이렇게 매웠나 코가 찡했다
부친이 좋아했었다
영천 수산집 광어회
딸기바나나 주스
여전히 여전하게
생의 곳곳에 그가 천지다
부친이 생전 뜬금없이 그랬다
나는 바다에 뿌려줘 답답 하잖아
물에 그냥 흩어지면 좋잖아
우리 같이 바다 간 게 언젠 줄은 알아
같이 갈 생각이나 해
곧 함께 갈 줄 알았다
우린 끝내 같이 바다를 가지 못했다
영영 가지 못했다
발인이 끝나고 얼마 후
혼자 납골당을 갔다
보온병 하나를 품고 아직 찬 바람을 뚫고서
큰 대야에 보온병 가득 담아온 물을 따랐다
바닷물이었다
이렇게라도 같이 바다를 보자
서러운 마음 갖지 말고 이 바다를 보자
창문에서 부서져 들어오는 볕에
빛나는 이 바다의 윤슬을
우리 손 잡고 같이 보자
여전히 생의 곳곳에 그가 천지고
열의 아홉 울 일
열의 여섯 정도로 줄었지만
생각한다
얼마나 살고 싶었을까
그러면 어김없이 내 생을 얼마든 떼어다 주고싶다
언제라도 얼마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