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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인더스 FINDERS Aug 27. 2021

표지 완성기

파인더스 1호 표지 b컷 대공개

표지가 어떻게 만들어졌을지 궁금해요.


파인더스 1호가 세상에 나오고 나서 많이 들었던 말들이 바로 "표지가 정말 예뻐요!" "표지만 봐도 여행 가고 싶어 져요."라는 거예요. 정말 감사하게도 '수상한 여행가'라는 기획의도를 독자분들이 한눈에 알아봐 주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질문들을 쏟아내 주셨어요. "가방은 누가 직접 사용하시는 건가요?" "저런 가방은 어디에서 살 수 있나요?" 등등.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표지를 완성하기까지, 잠 못 이룬 비하인드 스토리!!




매거진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표지를 완성하기까지 편집부 전원은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몸에 딱 맞는 옷을 고르듯, 1호 매거진에 딱 맞는 표지를 제단 하는 것이 편집부의 마지막 (가장 중요한) 임무였거든요. '수상한 여행가'에 딱 맞는 표지를 만들기 위해 수많은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과연 1호 표지에 적합한지 검토하고,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을 거쳤지요. 


수상한 여행가 캐릭터를 활용할지, 내지에 들어간 사진을 활용해서 콜라주 형식으로 표지를 구성할지, 여행가방을 확대해서 페이지 전체에 보여줄지 논의를 거듭했습니다. 괜찮아 보이는 아이디어는 실제로 페이지에 얹혀보고 비교하며 판단했고요. (아이디어를 1차 시각화하는 단계에서는 우리의 막내 에디터의 손길이 정말 큰 역할을 했어요:)


아이디어 시각화 단계
막내 에디터의 손길로 만들어진 아이디어 시각화 자료들. (마지막 사진 이미지 출처:셔터스톡) Ⓒ FINDERS


수많은 아이디어 중 최종 낙점된 것은 바로 여행 가방! ‘수상한 취향 탐구서’를 표방하기에 은밀한 단서처럼 주제를 암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장일치로 정해졌습니다. 그런데 산 넘어 산이라더니 또 다른 문제에 봉착했어요. 우리가 원하는 가방 이미지는 뻔한 가방 이미지가 아니라 사연이 많아 보이고, 수상해 보이면서, 빈티지스러운 그런 가방인데... 어디서 구하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생각을 짜내던 그때, 혜성 같이 빈티지 여행 가방이 등장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완벽한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은 빈티지 여행 가방의 주인은 바로?


표지의 주인공이 된 빈티지 여행 가방은 파인더스 편집장의 소장품입니다. (역시는 역시! 편집장님이라면 이런 가방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찡긋) 파인더스 편집장님을 모시고 직접 표지에 대한 썰을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파인더스 편집장입니다. 이 가방은 아주 오래전, 프로방스 출장 중 플리마켓에서 우연히 만났어요. ‘프로방스의 베니스’라 불리기도 하는 릴 쉬르 라 소르그(L'Isle-sur-la-Sorgue)라는 긴 이름의 마을인데, 일요일이면 동네 중심가를 따라 유럽의 3대 앤티크 플리마켓으로 꼽히는 ‘선데이 마켓’이 열립니다. 빡빡한 일정의 출장이었기에 시간은 넉넉하지 않았고, 재빨리 플리마켓을 둘러보는 도중 유독 한 여행 가방이 시선을 끌었습니다. 색이 바랜 사각 가죽 케이스에 빈티지 여행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은 가방이었지요. 스티커의 연대기로 보아 그 가방은 제2차 세계대전 이전에 만들어졌고, 꽤 여러 국적의 사람을 거친 듯했습니다. 어떤 용도로 사용해야 할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았지만, 홀린 듯 그 가방을 덜컥 집어 들었어요.
유럽의 3대 앤티크 플리마켓으로 꼽히는 '선데이 마켓'에서 홀린 듯 집어 든 여행 가방. Ⓒ FINDERS
당시 이동이 잦은 출장이라 그 빈티지 가방은 여러 모로 애물단지였습니다. 캐리어에 들어가지 않는 애매한 사이즈 탓에 비행기 경유를 할 때마다 공항 직원의 의심스러운 눈총을 받으며 가방을 열어 보여야 했죠. 출장을 마치고 집으로 모셔온 가방은 한동안 인테리어 소품으로 제법 구실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먼지가 뽀얗게 쌓였고, 마땅히 둘 공간을 찾지 못해 어느 순간 방구석에 천덕꾸러기처럼 방치되고 말았지요. 그렇게 몇 년이 흘러 잊혔던 그 빈티지 여행 가방은 파인더스 창간호 표지 모델로 깜짝 발탁되어 새로운 쓸모를 찾게 되었습니다. 

사사로운 에피소드지만 파인더스 제작팀은 이처럼 일상의 작은 순간과 이야기들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그러모아 탐정의 백서 같은 흥미진진한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을 만들고자 합니다. 매호 한 가지 주제 아래 취향과 지역, 여가 문화를 아우르는 발견자들의 내밀한 이야기를 끄집어내지요. 발견자는 파인더스 제작팀 스스로인 동시에 우리가 찾는 대상이며, 파인더스와 함께 호흡하는 독자이기도 합니다. 파인더스가 10인의 발견자를 통해 이야기하는 새삼스럽고 흥미로운 라이프스타일을 계속 기대해주세요.


이렇게 글로만 읽으면 아쉬우니까 프로방스 마을 사진도 몇 컷 공유합니다.

릴 쉬르 라 소르그 마을 전경. Ⓒ FINDERS




딱 맞는 아이템을 찾았다면, 사진작가와 스튜디오에서 컨셉 사진을 찍고,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쳐 사진과 글을 아름답게 배치하는 단계가 남았습니다. 


표지 b컷 공개

가방과 맞는 배경색을 찾는 것부터 시작. 노랑, 빨강, 파랑. 여러분은 어떤 색 배경에 가장 눈길이 가시나요. 사실 노랑, 빨강 모두 가방과 잘 어울렸지만, 최종 결정된 것은 파란색이에요. 주인공인 빈티지 여행 가방을 가장 돋보이게 하고, 제호를 얹혔을 때 가장 조화롭게 보인다는 의견이 많았지요. 8월에 출간한 만큼 여름 하면 파란색! 시원한 청량감을 준다는 의견도 있었고요.


파인더스 1호 표지 b컷들. Ⓒ FINDERS


잠 못 이루던 수많은 밤을 지나 완성된 파인더스 표지. 수상한 여행가의 무드가 잘 느껴지지 않나요? '수상한 여행가'들의 이야기, 파인더스 1호 많이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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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인더스 Issue01. 수상한 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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