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밥은 정(情)이고 마음입니다.
삼시세끼 밥을 먹고 살아가는 우리
코로나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
식구(食口)의 밥을 하는 아내의 손길은 바쁘기만 합니다.
밥하는 사람이 있어야
밥벌이도 하고, 공부도 합니다.
밥하는 사람에 대한 고마움과 소중함을 알아주는 사회가
밥벌이 하는 사람의 고달픔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밥은 우리의 일상을 빛나게 합니다.
밥을 먹어야 생명을 유지하고
밥을 먹으며 사람과 관계를 이어가고
밥약(밥약속)을 하며 그 관계가 튼튼함을 믿고 살아갑니다.
밥의 역사는 2천 년 정도 되었습니다.
밥은 신석기시대부터 먹었다고 하는데 그때는 조, 피, 기장으로 해 먹다가
삼국시대에 쌀로 밥을 해 먹었다고 합니다.
고구려 안악 고분 벽화에는 시루에 음식을 쪄서 먹었는데
시루떡처럼 밥을 먹었다가 철기문화가 발달하면서
솥을 만들고 그 안에 쌀을 안쳐 물을 붓고 불을 때서 밥을 지어먹었습니다.
<삼국사기>에 1세기 초 고구려 대무신왕 때 ‘취(炊 솥에 밥을 짓는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요즘 전기밥솥에 ‘취사炊事’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습니다.
이러한 ‘밥’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은 고려시대 상저가 ‘게우즌 밥’입니다.
밥을 할 때 중요한 것은 물입니다.
쌀을 물에 담가 30분간 불리면 부드럽고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
쌀과 물의 적당한 비율은 1:1.25라고 합니다.
솥에 쌀을 넣고 손을 그 위에 얹어 손등 위로 물이 찰랑찰랑하면 맛있는 밥이 됩니다.
밥은 탄수화물이 많고 단백질과 지방이 조금 포함되어 있습니다.
탄수화물은 에너지의 원천이지만 다당류라 지나치면 몸에 해롭다고 합니다.
밥 한 공기 200g에는 탄수화물 66.4g, 지방 0.2g, 단백질 6g과
나트륨 6mg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국립농업과학원에서는 밥 한 공기 탄수화물 양이 각설탕 20개, 콜라 3캔의 양과
같다고 합니다.
탄수화물 중독이 되지 않도록 적당히 먹고 활발하게 운동하면 좋겠지요.
우리 삶은 이 밥을 벌기 위해 일을 하고 살아갑니다.
밥벌이의 수많은 서사는 ‘고충’과 ‘비낭만’으로 고달프지만
밥 먹는 여러 이야기는 ‘기쁨’과 ‘낭만’입니다.
먹방과 쿡방이 넘쳐나고 맛집 이야기로 가득합니다.
하지만 맹물 밥 먹으며 약값을 걱정하는 사람은 밥 먹는 것도 아픔입니다.
한가위는 다가오고 코로나는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
맹물에 밥을 말아 반찬도 없이 서글픈 눈물로
밥을 드시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밥벌이도 기쁨과 낭만이 되고
밥먹는 것이 누구나 즐거움이 되고
밥하는 사람도 대접받는 세상이 오길 바랍니다.
안도현 시인의 ‘마당밥’이라는 시입니다.
일찍 나온 초저녁별이
지붕 끝에서 울기에
평상에 내려와서
밥 먹고 울어라, 했더니
그날 식구들 밥그릇 속에는
별도 참 많이 뜨더라
찬 없이 보리밥 물 말아먹는 저녁
옆에, 아버지 계시지 않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