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아가게 하는 정의로운 인식
5.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아가는 정의로운 인식
오늘날 가장 중요한 시대정신은 ‘정의’입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정의는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조율하여 공정한 관계를 만들어 가는데 기준이 됩니다. 사람들의 지위와 역할, 권리와 의무,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와 평가 등을 공정하게 하는 것을 정의라고 합니다. 정의는 출발의 공정, 과정의 공정, 분배의 공정을 말합니다. 누구나 동일한 조건에서 출발하게 하고 과정을 공정하게 하여 분배를 잘하는 것이 정의입니다. 사회의 불합리한 장벽을 없애거나 낮추고 경로를 다양하게 만들어 사회 곳곳의 병목현상을 줄여야 합니다.
정의는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시대정신이고 보편적 가치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정의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공리주의의 정의는 다수가 행복한 것이 정의라 하였습니다. 이러한 정의는 보편 하기는 하지만 타당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롤스는 정의로운 사회는 모든 구성원에게 기본적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고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에 반해 노직은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는 ‘자유지상주의’가 정의라고 했습니다. 최근에는 마이클 샌델이 ‘시민’의 관점에서 공동체를 중시하는 공동체주의적 정의론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정의에 대한 관심이 많은 이유는 학벌과 임금격차, 사회 양극화와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천 국제공항 정규직 전환 문제, LH 직원 땅 투기 문제 등으로 ‘정의’에 관심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이러한 정의의 문제를 둘러싸고 남녀 갈등, 세대갈등, 지역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일부 청년들이 능력과 성별에 따른 차별을 긍정하고 혐오를 정당하다거나 공정하다고 인식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보수언론과 일부 정치인은 능력주의와 자유를 강조하여 개인의 능력과 시장경제 논리를 긍정하여 공정과 정의를 왜곡하고 있습니다. 이는 올바른 인식이 아니며 젊은이 다수는 이를 정의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MZ세대의 다수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과정과 절차를 중시하며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주어야 공정하다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능력 있고 강한 사람만 살아남아야 한다는 정글과 같은 인식을 부추기는 일부 언론과 보수 정치인의 잘못된 인식이 사회를 분열시키고 있습니다. 정의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하는 MZ세대는 열정적이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 박수를 보내고 인정합니다.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에 환호하는 이유는 걸그룹 가수들의 열정과 노력을 인정하기 때문이고, 한 치킨 가게의 선행을 널리 알려 정의가 무엇인지 보여 준 것도 삶을 바르게 살아가는 사람의 도리가 정의라고 인식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젊은 세대는 실력도 중요하지만 인성도 중요하고 정의의 덕목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인기나 실력이 있더라도 학교폭력을 하거나 갑질을 한 사람은 불의라 생각하고 비판을 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잘 살면 된다는 생각으로 대통령을 뽑으면 정의를 해친다는 경험을 하며 잘 사는 것과 아울러 바르게 사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은 사사로운 욕심을 버려야 하고 개인선을 넘어 공공선을 추구하는 것이 정의롭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 역사는 불의에 항거하며 정의를 외친 역사입니다. 그런데 4·19 의거를 말하며 이승만을 국부로 받드는 것은 정의가 아닙니다. 부마항쟁을 거론하며 박정희의 공만 말하는 것도 타당하지 않습니다. 5·18 민주항쟁을 말하며 전두환이 만든 정당을 지지하는 것도 정의라 할 수 없습니다. 부정식품 구매를 자유라고 말하는 인식은 신념은 차별을 조장하는 불의입니다. 페미니즘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 표를 얻는데 이용하는 것은 국민을 편 가르는 얄팍한 꼼수는 불의를 조장하는 것입니다.
롤스는 ‘불평등한 사회 구조 속에서 불평등은 정의’라고 했습니다. 즉, 강자나 남성 중심의 사회 속에서 약자나 여성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것이 정의라고 했습니다. 올바른 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일관된 행동을 해야 정의롭다고 할 수 있고 신뢰할 수 있습니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사람이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공직을 그만둔 지 얼마 되지 않아 현정권과 반대 정당에 들어가는 것은 정의가 아닙니다. 정의를 추구하는 사람은 나약한 본성과 욕망을 이겨내는 용기도 필요합니다. 자신의 사사로운 욕망과 이기심을 좇는다면 불의와 타협하기 쉽고 많은 정의와 멀어진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국가 경영도 사사로운 이익보다 공공선을 추구하며 정의로운 정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국익과 정의 중에서 정의를 우선하면서 국익을 추구해야 많은 사람들이 지지합니다. 즉, 인류 보편적 윤리와 원칙을 중시하면서 국가의 올바른 정의관과 정체성을 확립해야 국제적 지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정의를 추구하는 마땅함을 찾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사사로운 감정보다 공명정대한 것을 중시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생각과 행동이 마땅한 도리에 맞으면 기뻐하고 그렇지 않으면 자신을 돌아보고 떳떳한 방법을 찾는 것이 정의로운 사람입니다. 잔꾀로 잔머리를 굴리는 잔재주꾼을 좋아하지 않는 것도 마땅한 도리를 행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의롭지 않은 사람은 자신의 이익만 위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윗사람에게 아부하고 자신과 친한 사람을 추천하고 혈연, 지연, 학연 등 연고를 중시하고 사사로운 감정으로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또한 개인적인 친분이나 신임, 온정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정실주의를 중시하여 공정하지 않은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한병철은 우리 사회를 경쟁이 심한 ‘피로사회’라고 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생존경쟁이 심하고 그로 인해 늘 피로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경쟁하고 승자만 기억하는 사회는 짐승이 사는 정글과 다를 바 없습니다. 사람을 존중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중시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생존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것도 필요하고 상호 존중하는 사회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불합리하고 부조리한 장벽을 없애고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연대의식이 필요합니다. 입법, 사법, 행정, 교육 분야에 대한 사회구조를 정의롭게 개혁해야 합니다. 이러한 개혁을 통해 더 많은 기회를 다양하게 주어야 합니다. 경로를 독점하는 병목 사회를 벗어나 다양한 우회로를 만들어 저마다 가진 소질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서울로 가는 길을 다양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서울로 가지 않아도 살 수 있는 세상이 정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