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3)말의 윤리-3) 할 말과 못할 말
말을 할 때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할 말과 못할 말을 가려서 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과 멀어지거나 비호감으로 욕먹는 가장 큰 이유는 할 말과 못할 말을 분간하지 못해서 생긴 말실수입니다. 할 말과 못할 말을 가려서 하는 것과 눈치 보며 자기 검열을 하는 것은 다릅니다. 할 말과 못할 말을 가려서 하는 것은 타인을 배려하는 말입니다. 눈치 보며 자기 검열을 하는 것은 자유를 억압당하거나 간섭을 받는 것입니다.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상황에서 타인을 배려하는 것이 할 말과 못할 말을 가려서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말실수를 하는 것은 잘못된 인식 때문이기도 합니다. 올바르지 못한 역사관, 편향된 세계관과 가치관 때문에 욕을 먹기도 합니다. 또한 할 말과 못할 말을 가려서 하지 못해 욕을 많이 먹습니다. 할 말은 못 할 말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못할 말이란 남에게 상처를 주는 말입니다. 막말을 하거나 모멸감을 주는 말, 혐오하는 말은 못 할 말합니다. 서로의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것도 못할 말합니다. 싸우게 하는 말도 못 할 말입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않거나 다른 사람의 입장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마음대로 다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못할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은 ‘솔직히 말해서’, ‘직설적으로 말해서’, ‘까놓고 말해서’ 등 자신의 솔직함을 내세워 듣는 이의 속을 부글부글하게 합니다. 못할 말을 마구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고 부정적 감정을 갖게 하는 말은 관계를 멀어지게 하고 적을 만드는 말입니다.
말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상대방은 상처 받지 않는지, 다르게 표현하면 더 좋은 표현은 없는지 생각하면서 말해야 하는데 그냥 생각 없이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면서 말하는 사람은 말을 정말 못 하는 사람입니다. 아무리 옳은 말도 가려서 해야 합니다. 막말, 모멸감을 주는 말, 혐오하는, 사이를 멀어지게 하는 말 등 몹쓸 말을 하는 것은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아픔을 줍니다.
못할 말 중 가장 고약한 것이 막말입니다. 막말은 상대방을 배려하거나 공감하지 않고 그냥 토해내는 소리입니다. 소리는 말이 아닙니다. 막말도 말이라고 하기에는 말을 욕되게 하는 듯해서 미안할 정도입니다. 생각해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 없이 함부로 떠드는 것을 벌소리라 합니다. 벌소리를 생각 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해서 다른 사람에게 아픔을 주는 것은 사람으로서 할 도리가 아닙니다. 말할 때마다 벌소리 망언을 하는 사람은 인식과 인격에 문제가 많은 사람입니다.
상대방의 인격을 무시하고 모멸감을 주는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칼로 상처를 주는 것보다 더 아프고 오래 가는 것이 것이 말로 상처를 주는 것입니다. 존재를 부정하거나 낮추어 보면서 하찮게 여기는 것이 모멸입니다. 학교나 직장에서 은근한 따돌림도 모멸감을 주는 것입니다. 사람을 따돌리면서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경멸하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닙니다. 이는 물리적 폭력만큼 나쁜 것입니다.
혐오하는 말도 못 할 말입니다. 혐오(嫌惡)란 ‘싫어하고 미워함’을 뜻하는 단어입니다. 유의어로는 ‘미움’ ‘증오’ 등이 있습니다. 혐오는 영어로는 포비아(Phobia)라는 단어인데, 이 말의 어원은 불합리한 공포라는 말입니다. 마땅한 근거도 없이 다른 사람을 위협하거나 악한 존재로 만들어 차별하고 못살게 구는 것이 혐오입니다. 싫어하고 미워한다는 감정은 누구나 느낄 수 있고,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자유라고 여기지만 혐오 표현을 자유로운 감정의 표현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과 6·25 동존 상잔의 비극, 군사독재와 민주화 과정을 겪으면서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상대방을 극단적으로 비난하거나 혐오하는 말을 서슴지 않고 했습니다. 심지어 혐오는 누군가의 목숨을 무참히 앗아가고, 누군가가 마음 놓고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없게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2차 세계대전 때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6백만 명), 1923년 간도 대지진 때 일본인의 조선인 학살(6천 명~수만 명)을 했습니다. 이러한 혐오는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회적 소수자를 차별하는 사회적 문제이기도 합니다. 사회적 소수자 집단의 구성원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하고 혐오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비난할 때 한 개인이 본인의 의지로 선택할 수 없는 인종, 성별, 지역 등을 들어서 말하는 것은 혐오표현입니다.
혐오의 대표적인 것은 인종을 차별하는 인종주의입니다. 인종주의는 사람의 신체적 특성에 따라 ‘인종’으로 구분하고, 인종에 우열이 있다며 특정 인종을 무시하고 차별하는 생각입니다. 인종주의는 신체적 특징 중에서도 피부색에 따라 사람을 구분하고 인종에 따라서 우월함과 열등함이 있다고 믿어서 그 자체가 혐오의 성격이 있습니다. 인종차별은 문화적 요소, 도덕적 요소, 신체적 요소를 비롯해 기술적 요소 등 모든 요소가 다른 민족보다 자신들이 우월하다는 생각을 하고, 그 우월의식을 통해 다른 민족을 차별하고 혐오하는 것입니다.
인종이라는 말은 17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몇몇의 유럽학자들이 만든 사이비 과학의 산물이라고 합니다. 유럽의 식물학자, 동물학자, 철학자들은 식민 지배와 노예제도, 종교 탄압 등을 정당화하려고 사람들을 인종으로 구분했다고 합니다. 인종차별은 유럽인들이 전 세계적으로 식민지를 확장해 나갈 때 만들어졌습니다. 힘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들의 힘을 지키고 다른 사람을 지배하기 위해 만든 말입니다. 인종차별은 오늘날에도 전 세계적으로 지속되고 있습니다. 2011년 노르웨이와 이탈리아, 2014년 미국 텍사스 총기난사 사건 등은 인종차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인종차별 이외에도 성 불평등으로 인한 여성 혐오나 남성혐도, 장애인데 대한 혐오, 특정 지역에 대한 혐오, 외국인 노동자나 이민자에 대한 혐오, 탈북주민인 새터민에 대한 혐오도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회적 소수자를 편견과 차별의 대상으로 여겨서는 안 되며 서로 존중하고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소수자를 우리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인정하고 혐오하는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사회적 소수자와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공존의 자세를 가지고, 사회적 소수자를 따뜻하게 감싸안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차별금지법과 같은 법률을 제정하고 차별과 혐오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막말, 모멸감을 주는 말, 혐오하는 말은 단순한 말실수가 아닙니다. 타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공감과 배려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러한 막말, 혐오하는 말을 자주 반복하는 사람은 후천적 반사회적 인격장애인 소시오패스가 되기 쉽습니다. 하는 말마다 망언을 하는 사람은 멀리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본인의 의지로 선택할 수 없는 정체성인 인종·피부색·성별·지역 등을 언급하며 차별하는 말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