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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논어읽기 70]

【09-02】 207/498 삶의 방향을 잡아주는 공자철학

by 백승호

【09-01】 206/498 드물게 말한 세 가지

공자께서는 이익과 운명, 인(仁)에 대하여 드물게 말씀하셨다

子罕言 利與命與仁이러시다

자한언 이여명여인이러시다


【해설】

말은 그 사람의 생각과 뜻을 반영한다.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보면 생각이나 뜻, 가치관을 알 수 있다. 공자가 드물게 한 말은 이익(利)과 운명(命), 인(仁)이다. 공자는 이익보다 의(義)를 더 중시했기 때문에 이익에 대하여 말하지 않았다. 의를 중시하는 가치관을 가지고 의(義)를 실천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이를 말하지 않은 것이다. 의지론과 결정론이 있는데, 운명을 강조하면 인간의 노력이나 의지보다 결정론을 따라 살아간다. 운명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인간의 노력과 의지는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이 공자의 생각일 것이다. 인(仁)은 실천하기가 쉽지 않고 도달하기 어려우므로 말을 쉽게 하지 않은 것이다. 인이란 말을 한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실천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09-02】 207/498 삶의 방향을 잡아주는 공자 철학

달항당 사람이 말하기를, “위대하도다, 공자의 인품이여! (하지만) 학문을 널리 배웠는데 이름을 이룬 것이 없구나.”라고 했다. 공자께서 들으시고, 제자들에게 이르기를, “내가 무엇을 전문으로 해야 할 것인가? 말고삐를 잡을 것인가? 활을 잡을 것인가? 나는 말고삐를 잡으리라.”라고 하셨다.

達巷黨人曰大哉라 孔子여 博學而無所成名이로다 子聞之하시고 謂門弟

달항당인왈대재라 공자여 박학이무소성명이로다 자문지하시고 위문제

子曰 吾何執고 執御乎아 執射乎아 吾執御矣오리라

자왈 오하집고 집어호아 집사호아 오집어의오리라


【해설】

달항 마을 사람들이 공자를 넓게 배우고도 뭐 하나 제대로 잘한다고 소문도 나지 않는다고 반어적으로 비꼰다. 공자는 그 이야기를 듣고 잘 드러나지도 않은 말고삐를 잡겠다며 남을 도우며 살겠다는 뜻을 내비친다. 자신이 빛나는 일도 의미 있고 남을 빛내주는 것도 의미 있다. 조연이 있어야 주연이 빛나고 밤이 있어야 별이 빛난다.

어떤 일을 하면서 이름을 세상에 드러낼 것인지? 사람마다 잘하는 것이 다르다. 장사하여 성공하는 사람도 있고 사업을 하여 재벌이 되는 사람도 있다. 연예인이 되어 많은 사람을 기쁘게 하고 경제적 부를 누리는 사람도 있다. 의사 변호사가 되어 아픈 사람을 고치고 변호를 하여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직업에 귀천은 없지만, 사회에 유익한 직업이면 더 좋다.

남에게 지식을 전하는 일도 의미 있는 일이다. 특히 지식 정보화 사회에서는 수많은 정보를 핵심만 요약하여 유용하게 전달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시간이 돈이다. 대부분 사람이 시간을 들여 노동한다. 그 노동의 대가로 돈을 벌어 살아간다. 시간을 절약해 주는 것은 에너지를 절약하고 돈을 절약해 주는 일이다.

논어를 읽어 무엇하겠느냐 반문하겠지만 논어를 읽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다를 것이다. 논어는 시간을 절약해 주는 책이다. 삶의 방향을 제대로 잡아준다. 삶은 속도가 아니고 방향이라고 하는 이유도 방향을 잘 잡아야 시행착오를 덜 하기 때문이다. 잘못 가면 간만큼 다시 되돌아 나와야 한다. 간만큼도 에너지 낭비하고 돌아오면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한다. 논어를 읽고 삶의 방향을 바로 잡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좋게 하여 상호작용하면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하게 한다. 논어를 읽고 깨우치는 것이 삶의 큰 이익이다. 기술과 직업훈련은 인성을 기르고 난 다음 하거나 인성과 동시에 하면 더 좋다. 논어의 지혜는 황금보다 소중하다. 문은 무보다 강하고 지혜는 황금보다 비싸다.



【09-03】 208/498 보편타당해야 대중을 따른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삼으로 만든 면류관을 쓰는 것이 본래의 예의에 맞지만, 지금은 명주실로 관을 만드니 검소한 것이다. 나도 대중을 따르겠다. 대청 아래서 절하는 것이 예의에 맞지만, 지금은 대청 위에서 절한다. 이는 교만한 것이다. 비록 대중이 하는 것과 어긋나더라도 나는 대청 아래에서 절하는 것을 따르겠다.”라고 하셨다.

子曰 麻冕이 禮也나 今也純하니 儉이라 吾從衆호리라

자왈 마면이 예야나 금야순하니 검이라 오종중호리라

拜下 禮也어늘 今拜乎上하니 泰也라 雖違衆이나 吾從下호리라

배하 예야어늘 금배호상하니 태야라 수위중이나 오종하호리라


【해설】

이 글에는 공자의 유연하면서도 올곧은 자세를 볼 수 있다. 대중의 뜻을 존중하면서도 자신의 바른 생각을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자존감이다. 대중의 생각을 따져 보지도 않고 무조건 따르는 것은 영합하는 것이다. 대중의 의견이 옳고 올바를 때는 따라가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사람이 한다고 하더라도 옳고 바르지 않으면 따르지 않아야 한다. 공리주의처럼 최대 다수 최대 행복이 중요하다. 보편성이 있는 것은 별 무리가 없다. 민주주의도 보편성을 추구하고 다수결에 따라 정한다. 하지만 보편성만 있다고 타당한 것은 아니다. 보편타당할 때 대중을 따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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