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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자로 보는 세상 89]

89 록(綠)

by 백승호

89 록(綠)


푸를 록(綠)은 초록(草綠) 빛입니다.

풀은 ‘풀색’이라는 말보다 ‘풀빛’이라는 말이 잘 어울립니다.

풀빛 가득한 들판에 초록이 생명의 숲을 이루고 있는 싱그러운

모습은 언제나 신선합니다.


초록이라고 하면 생명이 살아 꿈틀거리는 느낌입니다.

식물이 녹색을 띠는 진짜 이유는

햇빛에 지나치게 노출되는 것을 막아 유기체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나뭇잎이 녹색으로 보이는 것은 녹색을 흡수하지 않고 반사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오행에서도 초록은 나무와 봄을 말하고 동쪽을 가리키는 색입니다.

녹색은 자연의 색이라 눈과 마음을 편안하게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풀빛 가득한 들판을 보면 마음이 평온하고

초록의 향기를 맡으며 숲에 들어서면 기분이 상쾌합니다.


초록색은 콘크리트 회색과 달리 지속 가능한 삶을 상징적으로 제시합니다.

녹색성장은 생태를 중시하고 인간의 삶도 지속 가능하게 하는 성장을 말합니다.

녹색 기술은 지구온난화와 같은 기후위기에 대처하는 친환경 기술을 가리키기도 합니다.


한국판 그린 뉴딜은 우리나라의 경제와 사회를 새롭게(New) 변화시키겠다는 약속(Deal)을 말합니다.

뉴딜 정책은 탄소중립 추진을 기반으로 하여 사회 전반을 구축하고

도시·공간·생활 인프라를 친환경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합니다.


생태운동가 김종철 선생은 1991년 11월에 '생명의 문화를 위하여'라는 창간사를 발표하며

격월간 인문 잡지 <녹색평론>을 창간합니다.

녹색평론이 한결같이 지향했던 것은 생태계 위기 극복을 위한 것과 지속 가능한 삶이었습니다.

김종철 선생은 늘 ‘장기적이고 포괄적이고 심층적인가?’라는 질문을 하시며

생명과 생태의 소중함을 우선적으로 생각했습니다.

녹색평론에서는 코로나가 유행하기 오래전부터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며 삶의 전환을 꾀했습니다.

화석연료 중단과 생태순환적인 소농 공동체 회복 통한 공생 공락의 삶과

농민 기본소득과 농촌 살리기 등을 제시했습니다.


녹색평론을 떠 올리면 생각나는 두 분은 무위당 장일순 선생님과 박경리 선생입니다.

장일순 선생은 <나락 한알 속의 우주>를 쓰셨고,

박경리 선생은 <생명의 아픔>을 쓰셨습니다.

두 분 모두 생명이 온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지구환경을 소중하게 여겼습니다.

초록지구는 인간과 자연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공간입니다.

풀빛 생명과 초록숲이 영원하도록 가꾸며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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