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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윤리 38]

5. 정치인의 말하기-(2) 정치인의 말과 국민의 안목

by 백승호

(2) 정치의 말과 국민의 안목

정치인은 호감과 공감을 주는 말을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정치인은 평소 말은 많지만 비호감과 반감을 주는 말을 하여 국민을 피곤하게 합니다. 정치인은 스스로 사리에 맞는 말을 얼마나 하는지? 국민을 진심으로 위하는 마음에서 말을 하는지? 자신의 사리사욕보다 공익을 위하는지? 이치에 맞는 말을 하여 국민에게 기쁨과 행복을 주는지, 정치적 이익보다 국가의 이익을 위하는지 등을 스스로 묻고 그에 대한 명쾌하고 쉬운 답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부당한 집단에 대응하기 위해서 부당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정당 한 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하여 법과 원칙을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법과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손해를 보고 지는 것이 비일비재했습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상식적 인식이 사람들 마음에 자리 잡았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두 대통령이 감옥에 가 있는 것도 이러한 상식의 결론입니다.



민주주의에서 정치란 다양한 사람의 욕망을 충족시켜 줘야 합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권력을 행사하도록 위임하는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권력을 잡을 수도 없고 자신의 이상을 실현할 수도 없습니다. 민주주의의 1인 1표의 평등한 시스템은 선거를 할 때 그 위력을 발휘합니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는 자본주의의 1원 1표의 불평등한 경제시스템이 우리 삶을 지배합니다. 부동산, 주식 등 경제문제는 인간의 이기적 욕망을 자극하고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소신과 신념이 흔들리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헌법 1조 1항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나라를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경험이 있기 때문에 국가 조직과 공동체를 우선한다고 명시한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군주나 귀족의 공화국이 아니고 전제주의·전체주의·독재는 더더욱 아니라는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공화(共和)는 사사로움을 극복하고 공공성을 중시한다는 의미입니다. 개인의 선을 넘어 공동선을 지향하는 것이 공화주의입니다. 헌법 1조 1항은 정치인이 지향해야 할 도덕적 가치가 무엇인지도 명시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사적 욕망을 누르고 공적 가치를 지향하는 것이 공화의 의미이기 때문에 정치 지도자는 이러한 가치를 지향해야 합니다. 개인의 욕망이나 정당의 이익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1조 2항에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명시하여 국민이 주인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권력을 잡으려는 사람뿐만 아니라 권력을 쥐어주는 국민들의 책무도 암시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자신의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으면 잘못된 권력을 쥐어 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선거를 할 때 후보자를 보는 안목으로 잘 뽑아야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행사한 것입니다. 적어도 자신의 권력을 사적으로 이용하려 하지 않는 원칙, 공적 의무를 다하려는 후보에게 표를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이 좀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국민의 자신이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습니다. 국가는 국민이 행복을 추구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실질적으로 행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헌법 제10조에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하였습니다. 민주주의 가치를 바탕으로 인간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19조에는 경제질서에 대한 규정을 하고 있습니다. 119조 1항에는 “대한민국의 경제질서는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함을 기본으로 한다.”라고 했습니다. 119조 2항에는 “국가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헌법 119조는 시장경제의 자유를 보장하면서도 경제민주화를 말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의 1원 1표를 민주적 형평성을 지향하도록 한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유럽의 시장경제원리보다 미국식 시장경제의 원리를 중시합니다. 유럽은 복지사회주의를 지향하고 미국은 자본주의 체제를 더 중시합니다. 시장의 효율성만 강조하면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습니다. 시장경제의 자율성도 중요하지만 형평성과 분배정의를 고려해야 합니다. 하지만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관료주의와 자본권력을 극복하지 못하고 개혁을 통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뿌리 깊은 시험 관료와 언론권력, 자본권력은 기득권을 공고하게 지켜려고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개혁은 건국보다 어렵다는 말이 나옵니.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교육부, 검찰, 언론 등을 개혁하여 항상 상호 견제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나라다운 나라가 됩니다. 또한 지역자치를 더욱더 강화하여 국토 균형발전을 이루어야 부동산 정책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정치인은 착한 사람이 복을 받는 공정한 사회, 민생문제를 잘 해결하는 능력, 넓은 마음으로 통합하는 너그러움, 사회 신뢰가 구축되어 안정감을 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것을 위해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국가 시스템을 매뉴얼로 만들어 어느 누가 정권을 잡던 국정이 일관성과 연속성이 있도록 해야 국민이 편안할 수 있습니다. 정치를 통해 사람을 더욱 사람답게 하고 모든 사람이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치인이 철학과 신념, 신뢰 등을 바탕으로 일관된 정책을 펴야 합니다.


또한 국민은 진보·보수, 좌우 진영논리를 떠나 사람을 중시하며 국민을 진심으로 위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객관적이고 올바른 기준으로 정치인을 보는 안목을 가지고 선택을 해야 합니다. 적어도 사익을 추구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공익을 추구하며 공공선을 추구하는 인물을 지도자도 뽑아야 합니다. 정치를 바르게 하기 위해서는 국민이 바른 안목을 가져야 합니다. 나라에 바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으면 훌륭한 사람이 제 뜻을 펴서 좋은 정치를 하고 국민에게 좋을 것입니다. 반대로 권력욕과 자신의 이권만 생각하는 나쁜 사람이 정치를 하면 국민의 혈세를 마음대로 낭비하고 국민의 삶을 숯불과 진흙 구렁에 빠지게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현대사를 거치면서 나라를 나라답지 못 하게 하는 많은 정치인을 봐 왔습니다. 그리고 형벌을 받고 감옥에 가는 대통령과 국회의원이 어느 나라보다 많습니다. 사과나무에 사과가 열리고 배나무에 배가 열립니다. 좋은 국민이 있어야 좋은 정치인이 나옵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좋은 정치인은 국민이 만듭니다. 국민이 가짜 뉴스나 언론에 휘둘리지 말고 잘 판단해야 합니다. 스스로의 생각과 철학을 담아 말을 잘하는지 판단해야 합니다. 역사의식과 사회문제와 해결책을 제시하는 통찰력이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노동자와 서민의 편에 서서 권력을 부릴 줄 아는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그럴듯한 포장으로 정치적 수사만 늘어놓거나 거짓말을 일삼고는 사람은 국민을 불행하게 합니다. 불의와 불공정과 싸우면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지도자, 원칙과 소신으로 악을 다스리고 인간의 존엄성을 중시하는 지도자를 뽑아야 합니다. 깨어있는 시민들이 현명하게 판단해야 국성(國性)이 살아나고 국격이 올라가며, 국격이 올라가야 경제와 문화강국이 되고 국민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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