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자로 보는 세상 115]

극(劇)- 드라마 파친코를 보고

by 백승호

극(劇)


3월 9일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직면하고

어떻게 극복할까 고민하다가

정치 교과서라 할 수 있는 동양고전

<맹자>7편 260장을 번역 완료하고 해제와 해설을 달고 있습니다.


그리고 애플이 만든 드라마 ‘파친코’를 보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파친코 작가 이민진 님의 말처럼

“적어도 이 소설을 읽는 동안에는

모든 사람들이 한국인이 돼 보길 바랬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소설과 드라마는 차이가 나지만

드라마는 ‘평행 편집’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함께 보여주며

극의 몰입도를 높여 보편적인 공감을 자아냅니다.


에드워드 카의 말처럼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것을

드라마에서는 깊은 대화를 잔잔하게 보여줍니다.


이 드라마에는 우리가 잘 몰랐던 일제 강점 시대를 살아갔던 삶을 통해

인간의 보편적 삶을 보여주고 울컥하게 하거나 깨달음을 주기도 합니다.

사람을 살리려는 삶과 죽이려는 삶의 대립을 통해

타인을 짓밟고 죽이려는 삶이 얼마나 잔인한가 보여줍니다.

우리 겨레는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한다는 홍익인간의 삶을 덕으로 여기며

살아왔습니다.


한수의 아이를 밴 딸 선자가 아이를 살리려는 마음과

선자 어머니의 마음은 삶을 살리는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따뜻한 마음입니다.

선자 어머니의 손으로 선자에게 쌀을 구해 밥을 해먹이고

딸을 멀리 보내는 마음과 깊은 내면을 보여줍니다.


한 사람을 이해하는 것은 그 사람을 둘러싼 역사와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우리 겨레가 살아왔던 과거의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

오늘날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깊은 생각과 깨달음을 하게 합니다.


7화에서 다룬 관동대지진은 소설에서는 다루지 않은 내용이라고 합니다.

1923년 9월 1일 관동대지진 때 감옥에서 탈출한 조선인들이 우물에 독을 타고,

물건들을 약탈한다는 거짓 소문을 퍼뜨리고 일본인은 자경단을 꾸려

조선인을 학살합니다.

드라마에서 한수가 바라보는 하늘에 피어오르는 연기는

조선인들이 불에 타 죽는 모습인 듯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외교전략이 없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고

미국 대통령이 방한을 앞두고 있습니다.

일본은 헌법을 개정해 군국주의를 강화하고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체결하고 자위대를

한반도에 상륙시키려고 혈안이 되었습니다.


일본은 지난날에 대한 사죄는커녕 교과서를 왜곡하고

법적 책임을 회피하며 독도 침탈과 대한민국의 몰락만 바라고 있습니다.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을 하고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만찬을 한다고 합니다.

신라호텔 영빈관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추념 찬양하던

박문사(博文寺)라는 절이 있던 곳에 지은 것입니다.


취임식에 <파친코> 작가 이민진도 참석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안중근 의사가 하늘에서 보신다면 뭐라고 할까요?

역사를 잊지 않고 살아서 현실을 직면하면서

도피하거나 회피하지 말고 용기를 내서 꿋꿋하게 살아가야

나중에 부끄럽지 않을 것입니다.


역사의 진실은 수많은 '선자'의 삶에 남아 사라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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