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윤리 54]

7-2 부모의 듣기

by 백승호

2. 부모의 듣기

(1) 아이를 믿고 바다처럼 받아주며 듣기

‘부자유친’이라는 말은 믿음을 바탕으로 서로 친하다는 말입니다. 믿음이 있어야 친할 수 있기 때문에 부모와 자식 간에 믿음은 정말 소중합니다. 어릴 때 부모의 사랑과 인정을 받은 사람은 구김살 없이 자라고 건강한 자아를 형성하여 어른이 되어도 다른 사람과 관계를 잘 형성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과 믿음은 자율성, 주체성, 자존감, 존재에 대한 인정으로 이어집니다. 스스로 잘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자율성을 갖게 됩니다. 혼자서 잘하기 때문에 주체성이 있고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합니다. 이러한 자율성과 주체성은 자존감으로 이어지고 자기 존재의 의미를 스스로 알고 살아가기 때문에 행복합니다. 아이들을 믿어주고 아이들과 대화할 때 바다처럼 받아주어야 합니다. 무슨 말이든 받아주고 솔직하게 말하게 하고 나무라지 말고 그냥 너그러운 마음으로 다 받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김살 없이 표현을 하도록 하고 자잘한 것은 넘어가 주어야 합니다. 부모에게 무슨 말을 하든 받아준다는 생각을 하면 아무 이야기나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부모님들은 아이들을 나무라거나 꾸중합니다. 예의 없다고 나무라고 생각 없다고 꾸중합니다. 어떤 원칙을 정해두고 말하는 것은 좋은데 일정한 방향으로 유도하거나 통제하려는 생각을 하면 대화가 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타인을 배려하지 않고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고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에는 부족한 점이 있는 게 당연합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인 사람이 많습니다. 서로 신뢰하고 안정감을 가질 때까지는 바다처럼 받아주면서 신뢰감이 쌓여 어떤 말을 하더라도 자기를 위하는 말이라는 안심을 하기까지 받아주면 됩니다.

(2) 상대적 입장에서 취향 존중하며 듣기

아이를 무엇을 좋아하고 즐거워하는지 알고 아이의 취향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모두 다른 경험을 하면서 자신의 취향이 생깁니다. 그 취향을 존중하고 발견하여 발전하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자식을 자신의 소유물인양 통제하고 제한하면서 자식을 마음대로 조정하려고 합니다. 자식은 부모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비록 부모가 자식을 낳았다 하더라도 부모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한 인격체로 존중하고 스스로 잘 자랄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이런저런 취향을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아무리 자기 자식이라도 취향을 존중해 주어야 합니다. 자기가 낳은 아이라도 음식 습관, 옷차림새, 취미, 친구 관계, 세상을 보는 눈 등은 부모와 전혀 다르거나 상반되기도 합니다. 어느 것이 좋고 나쁜 것이라 말할 수 없는 것이 많습니다. 채소와 과일이 아무리 건강에 좋아도 자기 자신이 좋아해야 먹습니다. 억지로 먹게 할 수는 없습니다. 옷차림새도 자신만의 취향과 개성이 있습니다. 취미도 자기 취향에 따라 다릅니다. 친구관계도 부모의 입장에서는 착하고 공부 잘하는 모범생들과 사귀기를 바라지만 아이들 입장은 다를 수도 있습니다. 세상을 보는 눈도 다릅니다. 아이들 나름대로 보는 눈이 있는데 이를 존중하면서 부모님의 의견을 이야기해 주면 아이들도 받아들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부모가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아이들이 스스로 잘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주는 것입니다.


(3) 공감하며 감정 알아주며 듣기

공감(共感)이란 다른 사람이 느끼는 것을 함께 느끼는 것을 말합니다. 이 세상에서 자식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부모일 것입니다. 부모는 아이의 마음의 감정을 잘 알아차리고 헤아려 주어야 합니다. 기쁨, 화남, 슬픔, 즐거움, 사랑, 미움, 욕망 등의 감정을 헤아려 주고 잘 표현하고 조절하여 평온하게 하고 성장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감정을 내버려 두거나 통제하고 억압하면 안 됩니다. 감정을 이해하고 소통하여 해소하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사람들과 관계가 좋아 서로 행복할 수 있습니다. 감정을 간과하거나 무시하지 말고 잘 관찰하고 표현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의 마음속에 있는 부정적 감정을 줄이고 긍정적 감정을 많이 갖도록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부정적 감정을 줄인다는 것은 감정표현 자체를 못하게 하거나 왜곡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감정을 사실대로 이해하고 공감해 주며 긍정적 마음을 많이 갖도록 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의 감정을 축소하거나 억압하지 말고 적절하게 표현해 주도록 해야 합니다. 중용에 ‘중화’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중화란 상황에 맞게 감정을 표현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존 카트맨의 ‘감정코칭’과 유사합니다.


일곱 가지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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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서 아이들의 감정을 헤아려 주고 공감하며 표현하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감정의 이유를 묻거나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는 감정이 가라앉을 때까지 다그치지 말고 기다려주어야 합니다. 아이들은 어릴 때 부모나 어른들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감정 처리하는 방법이 형성된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의 사랑을 받고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며 자란 아이는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하며 표현도 잘합니다. 하지만 부모님으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했거나 자신의 감정 표현에 대하여 반응을 얻지 못한 아이는 자라서도 감정 표현에 서툴고 자기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습니다. 이럴 때 감정을 잘 헤아려 다스리는 방법을 깨우쳐 주여야 합니다.

이러한 감정을 헤아려 다스리는 것을 존 가트맨은 ‘감정코치’라고 하였고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이라는 책에 자세히 소개를 하였습니다. 그 뒤 존 가트맨과 최성애는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이라는 책을 내었고, 최성애 조벽 교수는 감정코칭에 대한 학문적 토대 마련하여 『청소년 감정코칭』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감정을 잘 이끌어 가르치는 감정코칭의 핵심은 ‘감정을 무시하거나 꾸짖지 말고 표현하게 하되 감정적 행동은 제한한다’는 것입니다. 감정을 무시하는 축소 전환 부모, 아이를 꾸짖는 억압형 부모, 아이의 감정을 모두 표현하도록 하는데 제약을 하지 않는 방임형 부모보다는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게 하되 감정적 행동을 제한하는 코치형 부모가 되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감정을 알아주고 잘 조절하여 표현을 잘하는 아이로 자라면 살아가면서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오뚝오뚝 일어설 수 있습니다. 넘어지지 말고 넘어갈 수 있는 슬기와 용기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들을 믿고 감정을 잘 받아주면 아이들이 감정을 잘 조절하여 표현하고 자기를 잘 다스려 소통과 공감을 잘하여 창의융합인재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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