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논어읽기 137]

【15-25】 403/498 모르면 비워두어야!

by 백승호


【15-25】 403/498 모르면 비워두어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그래도 사관이 (내용이 확실하지 않아) 궐문(글을 빼놓은 것)을 남긴 것(확실하지 않은 것을 글을 비워 두는 것)과 말을 가진 이가 말을 남에게 빌려주어 타게(조련) 하는 것이 있는데, 지금은 그런 풍속이 없어졌구나.”라고 하셨다.

子曰 吾猶及史之闕文也와 有馬者借人乘之러니 今亡矣夫인저

자왈 오유급사지궐문야와 유마자차인승지러니 금무의부인저


【해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진짜 아는 것이라는 말의 맥락과 통하는 구절이다. 확실하지 않은 것은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비워두는 것이 정직한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질문을 받았을 때 정확한 답을 해 줘야 사람들이 실수하지 않는다. 질문이 모호하거나 내가 정확하게 모를 때는 찾아보고 정확하게 답을 해주어야 한다.


【15-26】 404/498 교묘한 말은 하지 말고, 사소한 분노는 참아야!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교묘한 말은 덕을 어지럽게 하고, 사소한 것을 참지 못하면 큰 계책을 그르치게 한다.”라고 하셨다.

子曰 巧言은 亂德이요 小不忍則亂大謀니라

자왈 교언은 난덕이요 소불인즉난대모니라


【해설】

분명하지 않고 교묘한 말은 세상을 어지럽힌다. 잘못이 명백한데도 “주어가 없다”라며 억지 논리로 두둔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모호한 말로 사실을 부정하거나 본질을 왜곡하는 말로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는 법비도 많다. 남을 위하는 척하면서 은근하게 험담을 하는 사람도 있다. 교묘한 말은 나쁜 말보다 더 나쁘다. 위선이 나쁘지만, 악은 더 나쁜데 사람들은 교묘한 말은 나쁜 말이 아니라고 생각하여 잘 속는다.

사소한 분노를 참지 못하면 큰 화를 부른다. 보복 운전하는 사람, 어깨 좀 닿았다고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 있다. 감정조절을 잘하여 사소한 분노를 참아야 순간순간이 행복하다. 호흡을 길게 하여 자율신경계를 안정되게 하면 된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내분비계로 이루어져 있다. 교감신경은 가속기 역할을 한다. 심장과 맥박을 빠르게 하기도 하고, 호흡을 가쁘게 내쉬게도 한다. 부교감신경은 브레이크 역할을 하는데 심장을 느리게 하고 호흡을 천천히 가다듬기도 한다. 호흡을 길게 하면서 마음을 누그러뜨려 감정을 잘 조절하면 우리에게 오는 화를 막을 수 있다.


【15-27】 405/498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잘 살펴야 한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모두가 그를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며, 모두가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라고 하셨다.

子曰 衆惡之라도 必察焉하며 衆好之라도 必察焉이니라

자왈 중오지라도 필찰언하며 중호지라도 필찰언이니라


【해설】

“모두가 그를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며 모두가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라는 말을 실천해야 한다. 살펴보지 않고 미워하고 살펴보지 않고 좋아하는 것은 진실을 알기 위한 일말의 노력도 하지 않는 것이다. 남이 짜 주는 프레임에 속지 말고 남이 하는 단어선정(워딩)에 속지 말아야 한다. 정확한 사실을 이해하기 위해 진지하게 살펴보고 진실이 무엇인지, 국가의 발전과 대의를 위해 무엇을 살펴보아야 하는지 겸손한 마음으로 명확하게 헤아려 보아야 한다.

오늘날은 언론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다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과 진실을 전달하는 언론이 아니라 사실을 왜곡하고 진실을 은폐하여 언론 신뢰도는 바닥이다. 우리가 언론을 개혁해야 하는 이유는 ‘살펴보는’ 우리의 눈을 가리기 때문이다. 언론이 우리의 눈을 가리는 것은 언론 탓도 있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포털의 구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포털의 알고리즘으로 인한 에코챔버(메아리 반향실)과 필터버블(비눗방울)에 갇혀 확증편향을 하면 판단을 흐린다. ‘속보’ ‘단독’ ‘특종’ 등의 낚시성 상업성 기사만 난무할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 정확하게 취재하여 사실을 보도하는 저널리즘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중을 호도하는 언론의 문제점과 포털의 구조를 바로잡고 올바른 인식을 하도록 문해력 교육을 제대로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징벌적 배상제도나 허위 정보 방지법 등을 만들어 제대로 된 정보를 국민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민의 시간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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