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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힘 맹자 05]

【01-01-05】 5/260 어진 사람은 대적할 사람이 없다.

by 백승호

【01-01-05】 5/260 어진 사람은 대적할 사람이 없다.

양나라 혜왕이 말했다.

“진나라가 천하에서 가장 강한 나라라는 것은 선생님도 아시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과인의 대에 이르러 동쪽으로는 제나라에 패해서 나의 큰아들이 죽었고, 서쪽으로는 진(秦) 나라에 땅을 7백 리나 빼앗겼고, 남쪽으로는 초나라에 굴욕을 당했습니다. 과인은 이것을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죽은 사람들을 위해서 한번 치욕을 씻어 보고자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맹자가 대답했다.

“땅은 사방 백 리만 되어도 천하의 왕 노릇 할 수가 있습니다. 만약 왕께서 백성들에게 어진 정치를 베풀어서 형벌을 줄이고 세금을 감해 주시면 백성들은 밭을 깊이 갈고, 곡식을 잘 가꾸며, 젊은이들은 한가한 날에 효도하고 공경하며 충신의 덕을 닦아, 집안에 들어가서는 그 부형을 섬기고 밖에 나가서는 어른들을 섬기게 하면, 몽둥이를 만들어 그것만으로도 진나라나 초나라의 튼튼한 갑옷과 날카로운 무기에 맞설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진나라 초나라 군주들은 자기 백성들의 농사짓는 시기를 빼앗아서, 밭을 갈고 김을 매어 농사지어도 그 부모를 봉양할 수 없게 했고, 부모들은 추위에 떨고 굶어 죽으며, 형제들과 처자들은 떠나가고 흩어져 버리게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그들이 백성들을 심한 곤경에 빠뜨렸을 때 왕께서 가셔서 그들을 정벌하신다면, 대체 그 누가 왕에게 대적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옛말에 ‘어진 사람에게는 대적할 자가 없다’라고 했습니다. 왕께서는 제 말을 의심하지 마십시오.”


【양혜왕-상-05】

梁惠王이 曰 晋國이 天下에 莫强焉은 叟之所知也라 及寡人之身하야 東敗於齊에 長子死焉하고 西喪地於秦七百里하고 南辱於楚하니 寡人이 恥之하야 願比死者하야 一洒之하노니 如之何則可니잇고孟子對曰 地方百里而可以王이니이다 王如施仁政於民하사 省刑罰하시며 薄稅斂하시면 深耕易耨하고 壯者以暇日로 脩其孝悌忠信하야入以事其父兄하며 出以事其長上하리니 可使制挺하야 以撻秦楚之堅甲利兵矣리이다 彼奪其民時하야 使不得耕耨하야 以養其父母하면父母凍餓하며 兄弟妻子離散하리니 彼陷溺其民이어든 王이往而征之하시면 夫誰與王敵이리잇고 故로曰 仁者無敵이라하니 王請勿疑하소서.

양혜왕이 왈 진국이 천하에 막강언은 수지소지야라 급과인지신하야 동패어제에 장자사언하고 서상지어진칠백리하고 남욕어초하니 과인이 치지하야 원비사자하야 일쇄지하노니 여지하즉가니잇고 맹자대왈 지방백리이가이왕이니이다 왕여시인정어민하사 생형벌하시며 박세렴하시면 심경이누하고 장자이가일로 수기효제충신하야 입이사기부형하며 출이사기장상하리니 가사제정하야 이달진초지견갑이병의리이다 피탈기민시하야 사부득경누하야 이양기부모하면 부모동아하며 형제처자이산하리니 피함닉기민이어든 왕이왕이정지하시면 부수여왕적이리잇고 고로왈 인자무적이라하니 왕청물의하소서


【해설】

1. 왕도정치의 핵심은 덕치이고 덕치는 인과 의로 사람을 살리는 것이다. 임금은 일의 경중과 선후 완급을 잘 헤아려 많은 사람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왕도정치는 덕치를 바탕으로 민생을 우선적으로 살펴 백성을 잘살게 해야 한다.


2.『논어』「요왈」 편에 “너그러우면 백성의 마음을 얻을 것이고, 믿음이 있으면 백성이 신임할 것이고, 일 처리를 민첩하게 하면 공적이 있을 것이고, 공정하면 백성이 모두 기뻐할 것이다.”라고 했다. 덕치를 하면 백성이 모두 기뻐할 것이다. 덕 중에서 가장 중요한 덕은 활인지덕(活人之德)이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우선 해야 할 것은 물질적으로 여유를 갖게 해야 한다. 즉, 민생을 먼저 돌보고 그다음에 교육하여 사람다운 삶을 살아가게 해야 한다. 그리고 ‘어진 사람에게는 대적할 자가 없다’는 인자무적(仁者無敵)은 사람 관계, 사회생활 전반에 필요한 마음가짐이다.


3. 오늘날의 경제 상황은 복잡해서 더 민첩하게 대응해야 한다. 미국은 기축통화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물가를 잡는다는 명분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중국과 러시아를 배제하기 위해 나토를 동원하고 한국을 선발대로 세우려고 한다. 우리는 미국의 논리나 가치 동맹을 따라갈 것이 아니라 균형외교전략으로 경제와 안보를 굳건히 해야 한다. 경제상황이나 민생이 아주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대통령 관저 공사에 500억을 들이고, 지나간 서해 공무원, 살인 탈북자 북송 등 급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 힘을 빼고 있다. 형편없는 관료의 인사 참사, 법무부 장관의 인사의 전횡, 행안부 경찰국 신설 강행 등으로 민주주의를 짓밟고 있다. 또한 대통령 친인척 대통령 비서실 근무, 극우 유튜버 대통령 비서실 근무 등으로 공정과 상식을 스스로 무너뜨려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지지율은 추락하고 있다. 공정(公正)이란 ‘공평하고 올바름’이다. 공익을 중시하고 공동선을 추구하여 공동체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좋은 가치이다. 공정을 입으로만 외친다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실행을 해야 한다. 전 정권 탓하지 말고 본인들이 먼저 입시와 입사의 공정성을 실천해야 사람들이 믿고 따를 것이다. 자신들만 살려는 이기심을 버리고 공동체의 이익을 중시하는 덕치를 실행하려는 바라는 것은 지나친 기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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