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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힘 맹자 08]

【01-01-07-02】 7-2/260 왕도정치와 기본소득

by 백승호

【01-01-07-02】 7-2/260 왕도정치와 기본소득


자기 집안의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을 미루어 남의 집 노인에게까지 미치고, 내 집안의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미루어 남의 집 아이에게까지 미치게 하면, 천하를 손바닥 위에서 마음대로 움직일 수가 있을 것입니다. 『시경』에 ‘내 아내에게 본보기가 되면 형과 아우에게 미치고, 이로써 집안과 나라를 다스린다’라고 했습니다. 이것은 이러한 마음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한테까지 미치게 한다는 것을 말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은혜를 가까운 데서 먼 데까지 미치게 한다면 충분히 온 천하를 보호할 수가 있을 것이고, 은혜를 미루어 나아가지 못하면 자기 처자조차도 보호하지 못할 것입니다. 옛 성현들이 지금 사람들보다 크게 훌륭했던 까닭은 다른 것이 아니라 자기가 하는 일을 남에게까지 잘 미쳤기 때문입니다. 지금 왕의 은혜가 새와 짐승한테까지도 미치면서 공덕이 백성한테까지는 미치지 못하는 것은 대체 무슨 까닭입니까?

저울에 달아보아야 물건의 길고 짧음을 알 수가 있고, 자로 재 보아야 물건의 길고 짧음을 알 수 있습니다. 물건들도 모두 이와 같은데, 마음은 더구나 이보다 심하오니, 왕께서는 부디 헤아려 보십시오. 왕께서는 군사를 일으켜서 선비들과 신하들을 위태롭게 하시고 이웃 나라 제후들의 원한을 산 뒤에라야 마음이 통쾌하시겠습니까?”

왕이 말했다.

“아닙니다. 내가 어찌 그런 일을 유쾌하게 여기겠습니까? 나는 내가 크게 바라는 것을 장차 구하려는 것입니다.”

맹자가 “그러시다면, 왕이 크게 바라는 것을 들어볼 수가 있겠습니까?” 묻자 왕은 이 말을 듣고서 웃기만 하고 말을 하지 않았다.

맹자는 다시 말하였다.

“살찐 고기와 맛있는 음식이 입에 부족하기 때문입니까? 가볍고 따뜻한 비단옷이 왕의 몸에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입니까? 그렇지 않으면, 아름다운 빛깔이 눈에 부족하기 때문입니까? 아름다운 소리가 귀에 부족하기 때문입니까? 측근의 신하들을 부리는데 불만스러운 점이 있기 때문입니까? 이러한 일들은 왕의 모든 신하가 그러한 것들을 만족스럽게 해 드릴 수가 있으니 왕께서 어찌 그런 것 때문에 그러시기야 하겠습니까?”

왕이 “아닙니다. 나는 그런 것 때문에 그러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대답하자 맹자가 말했다.

“그러시다면, 왕의 큰 욕망이란 것을 알겠습니다. 땅을 넓히고 진나라와 초나라를 굴복시키고 중국에 군림하여 사방의 오랑캐들을 어루만지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와 같은 방법으로 그러한 소원을 이루시려는 것은 마치 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를 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왕이 “그렇게나 심합니까?”라고 하자 맹자가 대답했다.

“그보다도 더 심합니다. 나무에 올라가서 물고기 잡는 것은 비록 물고기는 얻지 못하더라도 뒤따라오는 재앙은 없습니다. 그러나 그와 같은 방법을 가지고 그와 같은 욕망을 추구하는 것은 마음과 힘을 다해 쓰더라도 뒤에 반드시 재앙이 있을 것입니다.”

왕이 “어째서 그런지 들려줄 수 있겠습니까?”라고 하자 맹자가 대답했다.

“만일 추(鄒) 나라 사람이 초나라 사람과 전쟁을 한다면 왕께서는 어느 쪽이 이긴다고 생각하십니까?”

왕이 “초나라 사람들이 이길 겁니다.”라고 하자 맹자가 말했다.

“그렇다면, 작은 나라는 진실로 큰 나라를 대적하지 못할 것이고, 적은 수효로써는 많은 수효를 이기지 못하는 것입니다. 천하에 땅이 사방 천 리가 되는 나라가 아홉이 있는데, 제나라의 땅은 두루 모아야 그중의 하나를 차지하게 되니, 하나로 여덟을 굴복시킨다는 것은 추나라가 초나라를 대적하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왕께서는 왜 근본으로 돌아가지 않으십니까?

이제 왕께서는 정치를 쇄신하고 인정을 베푸셔서, 온 천하의 벼슬살이하는 사람들이 모두 왕의 조정에서 벼슬하고 싶게 하고, 농사짓는 사람들이 모두 왕의 땅에서 농사짓고 싶게 하며, 장사꾼들이 왕의 시장에 물건을 갖다 두고 장사하고 싶게 하며, 여행하는 사람들을 모두 왕의 나라의 길을 걷기를 바라게 할 수 있을 것이며, 또 자기 나라 임금을 미워하는 온 세상 사람들이 모두 왕께 와서 하소연하고 싶게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누가 그것을 막을 수 있겠습니까?”

왕이 말했다.

“내가 어리석어 그 경지로 나아갈 수 없으니, 바라건대 선생께서는 내 뜻을 도와서 밝게 가르쳐 주십시오. 내가 비록 총명하지 않지만, 선생님의 가르침을 실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맹자가 말했다.

“일정한 생업이 없어도 한결같은 마음을 지닌 사람은 오직 선비만이 할 수 있습니다. 일반 백성들은 일정한 생업이 없으면 그로 인해 한결같은 마음을 가질 수 없습니다. 진실로 한결같은 마음이 없으면 방탕하고 편벽되며 간사하고 사치스러운 행위를 하지 거침없이 할 것입니다. 백성들이 죄에 빠지고 난 뒤에 쫓아가서 처벌하는 것은, 백성들을 그물로 쳐서 잡는 것입니다. 어찌 어진 임금이 왕위에 있으면서 백성들을 그물로 쳐서 잡는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므로 현명한 임금은 백성들의 생업을 마련해 주되 반드시 위로는 부모를 섬기기에 충분하고, 아래로는 처자를 양육하는데 충분하게 하며, 풍년에는 언제나 배불리 먹고 흉년이 들더라도 죽음을 면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한 뒤에 백성들을 이끌어 선한 길로 가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백성들이 저항 없이 임금을 따르게 하기 쉬울 것입니다.

오늘날에는 백성들의 생업을 마련해 주되, 위로는 부모를 섬기기에 부족하며, 아래로는 처자를 먹이기에도 부족하며, 풍년에도 내내 고생하고 흉년에는 죽음을 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죽음에서 겨우 자신을 구할 뿐이라 헤어나기도 어려울 것인데, 어느 겨를에 예와 의를 닦을 수 있겠습니까? 만일 천하의 왕자가 되시기를 바라신다면 왜 근본으로 돌아가지 않으십니까?

5 묘(260평) 넓이의 집 둘레에 뽕나무를 심으면 나이 오십 세 된 사람은 비단옷을 입을 수가 있고, 닭이나 돼지·개 같은 가축을 기르는 데 그 적당한 시기를 잃지 않는다면 칠십 세 된 노인이 고기를 먹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 1백 묘(5,200평) 되는 밭에서 농사짓는 바쁜 시기를 빼앗지 않는다면, 여덟 식구의 집안이 굶주리지 않을 것입니다. 상과 서에서 학교의 교육을 엄격하게 시행하여 효도와 공경의 뜻을 거듭하여 가르친다면, 반백이 된 노인이 길에서 짐을 지고 다니지 않을 것입니다. 늙은이가 비단옷을 입고 고기를 먹으며, 백성들이 굶주리지 않고 춥지 않게 하고도 천하에 왕 노릇 하지 못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양혜왕-상-07-02】

老吾老하야 以及人之老하며 幼吾幼하야 以及人之幼면 天下는可運於掌이니 詩云 刑于寡妻하야 至于兄弟하야 以御于家邦이라하니言擧斯心하야 加諸彼而已니 故로推恩이면 足以保四海오 不推恩이면 無以保妻子니 古之人이 所以大過人者는 無他焉이라 善推其所爲而已矣니 今에恩足以及禽獸 而功不至於百姓者는 獨何與니잇고 權然後에知輕重하며 度然後에知長短이니 物皆然이어니와 心爲甚하니王請度之하소서 抑王은興甲兵하며 危士臣하야 構怨於諸侯然後에야快於心與잇가 王曰 否라 吾何快於是리오 將以求吾所大欲也로이다曰 王之所大欲을 可得聞與잇가 王이笑而不言하신대 曰 爲肥甘이 不足於口與잇가 輕煖이不足於體與잇가 抑爲采色이 不足視於目與며聲音이不足聽於耳與며 便嬖不足使令於前與잇가 王之諸臣이 皆足以供之하나니 而王은豈爲是哉시리잇고 曰 否라 吾不爲是也로이다 曰然則王之所大欲을 可知已니 欲辟土地하며 朝秦楚하야 莅中國而撫四夷也로소이다 以若所爲로 求若所欲이면 猶椽木而求魚也니이다王曰 若是其甚與잇고 曰 殆有甚焉하니 椽木求魚는 雖不得魚나 無後災어니와 以若所爲로 求若所欲이면 盡心力而爲之라도 後必有災하리이다 曰 可得聞與잇가 曰 鄒人이與楚人戰則 王은以爲孰勝이니잇고 曰 楚人이勝하리이다 曰 然則小固不可以敵大며 寡固不可以敵衆이며 弱固不可以敵强이니 海內之地 方千里者九에 齊集有其一하니以一服八이 何以異於鄒敵楚哉리잇고 蓋亦反其本矣니이다 今王이發政施仁하사 使天下仕者로 皆欲立於王之朝하며 耕者로皆欲耕於王之野하며 商賈로皆欲藏於王之市하며 行旅로皆欲出於王之途하시면 天下之欲疾其君者 皆欲赴於王하리니 其如是면 孰能禦之리잇고 王曰 吾惛하야 不能進於是矣로니 願夫子는 輔吾志하야 明以敎我하소서 我雖不敏이나 請嘗試之호리이다

曰 無恒産而有恒心者는 惟士爲能이어니와 若民則無恒産이면 因無恒心이니 苟無恒心이면 放辟邪侈를 無不爲已니 及陷於罪然後에 從而刑之면 是는罔民也니 焉有仁人이在位하야 罔民을而可爲也리오是故로 明君이制民之産호대 必使仰足以事父母하며 俯足以畜妻子하야 樂歲에終身飽하고 凶年에免於死亡하나니 然後에 驅而之善故로民之從之也輕하니이다 今也에制民之産호대 仰不足以事父母하며 俯不足以畜妻子하야 樂歲에終身苦하고 凶年에不免於死亡하나니 此惟救死而恐不贍이어니 奚暇에治禮義哉리오 王欲行之則 反其本矣니잇고 五畝之宅에 樹之以桑이면 五十者 可以衣帛矣며 鷄豚狗之畜을 無失其時면 七十者 可以食肉矣며 百畝之田을 勿奪其時면 八口之家 可以無飢矣며 謹庠序之敎하야 申之以孝悌之義면 頒白者 不負戴於道路矣리니 老者衣帛食肉하며 黎民이不飢不寒이오 然而不王者 未之有也니이다.

노오로하야 이급인지로하며 유오유하야 이급인지유면 천하는가운어장이니 시운 형우과처하야 지우형제하야 이어우가방이라하니 언거사심하야 가제피이이니 고로추은이면 족이보사해오 불추은이면 무이보처자니 고지인이 소이대과인자는 무타언이라 선추기소위이이의니 금에은족이급금수이공부지어백성자는 독하여니잇고 권연후에지경중하며 탁연후에지장단이니 물개연이어니와 심위심하니 왕청탁지하소서 억왕은흥갑병하며 위사신하야 구원어제후연후에야 쾌어심여잇가 왕왈 부라 오하쾌어시리오 장이구오소대욕야로이다 왈 왕지소대욕을 가득문여잇가 왕이소이불언하신대 왈 위비감이 부족어구여잇가 경난이부족어체여잇가 억위채색이 부족시어목여며 성음이부족청어이여며 변폐부족사령어전여잇가 왕지제신이 개족이공지하나니 이왕은기위시재시리잇고 왈 부라 오불위시야로이다 왈 연즉왕지소대욕을 가지이니 욕벽토지하며 조진초하야 이중국이무사이야로소이다 이약소위로 구약소욕이면 유연목이구어야니이다 왕왈 약시기심여잇고 왈 태유심언하니 연목구어는 수부득어나 무후재어니와 이약소위로 구약소욕이면 진심력이위지라도 후필유재하리이다 왈 가득문여잇가 왈 추인이여초인전즉 왕은이위숙승이니잇고 왈 초인이승하리이다 왈 연즉소고불가이적대며 과고불가이적중이며 약고불가이적강이니 해내지지 방천리자구에 제집유기일하니 이일복팔이 하이이어추적초재리잇고 개역반기본의니이다 금왕이발정시인하사 사천하사자로 개욕입어왕지조하며 경자로개욕경어왕지야하며 상고로개욕장어왕지시하며 행여로개욕출어왕지도하시면 천하지욕질기군자 개욕부소어왕하리니 기여시면 숙능어지리잇고 왕왈 오혼하야 불능진어시의로니 원부자는 보오지하야 명이교아하소서 아수불민이나 청상시지호리이다

왈 무항산이유항심자는 유사위능이어니와 약민즉무항산이면 인무항심이니 구무항심이면 방벽사치를 무불위이니 급함어죄연후에 종이형지면 시는망민야니 언유인인이재위하야 망민을이가위야리오 시고로 명군이제민지산호대 필사앙족이사부모하며 부족이축처자하야 낙세에종신포하고 흉년에면어사망하나니 연후에 구이지선고로 민지종지야경하니이다 금야에제민지산호대 앙부족이사부모하며 부부족이축처자하야 낙세에종신고하고 흉년에불면어사망하나니 차유구사이공불섬이어니 해가에치례의재리오 왕욕행지즉합반기본의니잇고 오무지택에 수지이상이면 오십자 가이의백의며 계돈구체지축을 무실기시면 칠십자 가이식육의며 백무지전을 물탈기시면 팔구지가 가이무기의며 근상서지교하야 신지이효제지의면 반백자 불부대어도로의리니 노자의백식육하며 여민이불기불한이오 연이불왕자 미지유야니이다



【해설】

왕도정치는 대외적으로는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정책을 추구하며 대내적으로는 국민의 기본 생활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덕치(德治)이다. 왕도정치를 행하는 임금은 인의를 바탕으로 덕치를 해야 하고 국정철학으로는 평화정책을 추진하고 경제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왕도정치는 오늘날 민주주의 시대에도 적용된다. 대통령이 도덕성을 바탕으로 인격을 갖추고 국정운영 철학이 분명하고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전국시대에는 가정경제를 활발하게 하면 이웃과 사회 전체 경제가 원활하여 모두가 잘 살 수 있다는 인식을 했다. ‘수신제가 치국평천하’의 논리를 적용한 것이다. 각 가정의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여 백성이 모두 빈곤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맹자의 생각은 오늘날 기본소득 개념과 유사하다. 기본소득은 4차 산업으로 일자리가 감소하고 빈부 양극화가 점점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꼭 필요한 제도이다. 예전에는 총칼로 전쟁을 했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총성 없는 무역전쟁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본소득이나 무상교육, 복지정책 강화는 아주 중요하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폐허 속에서 국가를 재건하여 유럽의 최강국으로 성장했고, 스위스도 척박한 땅에서도 유럽에서 가장 잘 사는 복지국가를 건설했다. 독일과 스위스는 인간의 존엄성을 중시하면서 무상교육을 하고 있다. 스위스는 복지제도를 강화하여 국민의 안정된 삶을 보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기본소득제를 시행하고 무상교육을 강화하여 사회 양극화를 줄이고 안정적인 국민생활을 보장하면 국가 경쟁력이 향상되어 국민 모두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우수한 우리 민족의 기술력과 문화 창조력은 세계를 지배할 것이다. 국민의 안정적인 생존을 보장하는 것은 인간 존엄성을 보장하는 것이고 이러한 것이 왕도정치다. 약육강식의 자본주의 경제 체제의 문제점을 개선하면서 복지국가로 나아가야 국민 모두가 행복할 것이다. 대기업 중심, 자본가 중심 정책이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자본가와 노동자의 공생 노동정책을 펴야 진정한 선진국가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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