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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논어읽기 149]

【17-01】 434/498 무례에 대처하는 법

by 백승호

【17-01】 434/498 무례에 대처하는 법

(계씨 가문 출신 세력가) 양화가 공자를 만나고자 했으나 공자께서 만나주지 않으니 양화가 공자에게 삶은 돼지를 선물로 보냈다. 공자께서도 양화가 집에 없는 틈을 타서 사례하고 돌아오다가 길에서 양화를 만나게 되었다. 양화가 공자에게 말하기를, “이리 오십시오. 제가 선생님과 할 말이 있습니다. 귀중한 보물(포부)를 품고서 나라를 어지러운 것을 그냥 두신다면 어질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공자께서 대답하시길 “옳다고 할 수 없습니다.”라고 하니 양화가 말하길 “국사를 다스리기를 좋아하면서도 자주 시기를 놓치는 것이 지혜롭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공자 대답하시길 “ 그렇다고 할 수 없습니다.” 하니 양화 말하길 “해와 달이 가버리듯 세월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라고 하니 공자께서 대답하시길 “좋습니다. 내 장차 벼슬길에 나갈 것입니다.”라고 했다.


陽貨欲見孔子어늘 孔子不見한대 歸孔子豚이어늘 孔子時其亡也而往拜

양화욕현공자어늘 공자불견한대 귀공자돈이어늘 공자시기망야이왕배

之러니 遇諸塗하다 謂孔子曰 來하라 予與爾言호리라 曰懷其寶而迷其

지러니 우저도하다 위공자왈 래하라 여여이언호리라 왈회기보이미기

邦 可謂仁乎아 曰不可라 好從事而亟失時 可謂知乎아 曰不可라 日月逝

방 가위인호아 왈불가라 호종사이기실시 가위지호아 왈불가라 일월서

矣라 歲不我與니라 孔子曰 諾다 吾將仕矣로리라

의라 세불아여니라 공자왈 낙다 오장사의로리라


【해설】

양화는 그 당시 권력을 쥐고 있었다. 그는 주군인 계환자를 유폐시키고 삼환의 적자들을 죽이고 자기가 마음에 드는 서자를 세우려 한 막강한 세력을 지니고 있었다. 양화는 자존심이 높아 공자의 집을 찾아가지 않았다. 그래서 양화는 공자에게 삶은 돼지를 보내 공자로 하여금 그의 집을 방문하도록 했다. 당시의 예법으로 대부가 선비에게 선물을 하면 선비는 대부의 집에 찾아가 사례를 하는 것이 관례였다. 공자는 그 예를 행하기 위해 양화의 집으로 가야 했다. 하지만 공자는 양화를 만나고 싶지 않아 양화가 외출한 틈을 타서 인사를 하러 갔다가 도중에 양화를 만났다. 길에서 만난 공자에게 양화는 세월이 기다려 주지 않으니 나라를 위하고 일할 기회를 때를 놓치지 말라며 공자에게 정치를 권유한다. 공자는 양화의 가치관과 뜻이 다르기 때문에 그와 함께 정치를 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래서 정치를 하기는 할 것이라고 적당히 말한다. 무례한 사람을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은 가까이도 말고 적당하게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17-02】 435/498 본성은 비슷하고 습관은 다르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사람의 선천적 본성은 서로 가깝고 후천적 습관에 상황에 따라 서로 멀어지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子曰 性相近也나 習相遠也니라

자왈 성상근야나 습상원야니라


【해설】

사람은 비슷하지만 다르다. 사람의 본바탕은 서로 비슷하여 가깝지만 배우고 익히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사람의 본성은 착하다. 착한 본성을 환경이나 상황 때문에 잃어버리고 살아가기도 한다. 잃어버린 착한 본성을 찾고 사람답게 살아가야 한다. 본성을 찾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 성찰을 해야 한다. 성찰하려면 기준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하늘이고 성인이었다. 하늘은 삶의 준거이다. 공명정대하고 사심 없이 모든 생명을 살리려는 것이 하늘이라고 생각했고, 하늘을 가장 닮은 사람이 성인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타고난 본성을 찾기 위해 성인을 배우고 하늘을 기준으로 삼아 본성대로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만일 이러한 본성을 버리고 본능대로 살면 동물에 가까운 삶이다. 그래서 늘 짐승에서 멀어지려고 노력하는 원어금수(遠於禽獸)를 지향했다.


【17-03】 436/498 고정관념은 다이아몬드보다 강하다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오직 최고로 지혜로운 사람과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절대로 바뀌지 않는다.”라고 하셨다.

子曰 唯相知與下愚는 不移니라

자왈 유상지여하우는 불이니라


【해설】

평범한 보통 사람은 성격과 성품이 교육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바뀌지만 가장 지혜로운 사람과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바뀌기 어렵다. 가장 지혜로운 사람은 어리석게 변할 수 없고,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지혜롭게 바뀌기 어렵다. 똑똑한 사람은 자기 아집이 강해서 바뀌기 어렵고 어리석은 사람일수록 고정관념이 강하다. 제 고집만 있고 남의 이야기를 전혀 듣지 않는 꽉꽉 막힌 답답한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꽉 막힌 답답한 존재를 모른다. 최고로 지혜로운 사람이나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시대변화를 받아들여 고정관념을 깨고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아야 더 성장하고 성숙해질 수 있다.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슬기를 배우고 익혀 더 나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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