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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힘 맹자 30]

【공손추-상-04】어진 정치가 복을 부른다.

by 백승호

【02-01-04】 27/260 어진 정치가 복을 부른다.

맹자가 말했다.

“어진 정치를 실행하면 번영하고, 어진 정치를 실행하지 않으면 모욕을 당하게 된다. 모욕을 당하는 것을 싫어하면서 악한 정치를 하는 것은, 마치 습한 것을 싫어하면서 물이 고이는 낮은 곳에 있는 것과 같다. 만약, 모욕을 당하는 것을 싫어한다면 덕이 있는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선비를 존중해야 한다. 덕 있는 현자가 요직에 오르고 유능한 사람이 좋은 직위에 있으면 나라는 태평하고 정치와 형벌을 밝게 시행하면 아무리 큰 나라라 할지라도 반드시 그 나라를 두려워할 것이다.

『시경』에서는 말하였다. ‘하늘이 흐려 비 오기 전에 뽕나무 뿌리를 캐어다가 창문을 단단히 얽어매면 저 아랫사람들이 누가 감히 나를 업신여길 수 있겠는가. 국가를 잘 다스린다면 누가 감히 업신여기겠는가?’라고 했다. 공자께서는 말씀하시기를 ‘이 시를 지은 사람은 나라 다스리는 도를 알고 있었을 것이다.’라고 하셨다. 자기 나라를 능히 다스릴 수 있다면 누가 감히 그 나라를 업신여길 수 있겠는가? 이제 나라에 내우외환이 없는 때라고 하여 거리낌 없이 즐기고 게으름 피우고 오만하게 놀아난다면 그것은 스스로 재앙을 부르는 것이다. 재앙이나 복은 그 자신이 모두 스스로 부르는 것이다.

『시경』에서는 말하였다. ‘길이길이 천명을 좇아 스스로 많은 복을 구하라.’라고 했다. 『서경』의 태갑편에도 ‘하늘이 내리는 재앙은 피할 수 있지만, 자기가 만든 재앙 피할 수가 없다’라고 했는데, 이를 두고 한 말이다.”


【공손추-상-04】

孟子曰 仁則榮하고 不仁則辱하나니 今에惡辱而居不仁이 是猶惡濕而居下也니라 如惡之인댄 莫如貴德而尊士니 賢者在位하며 能者在職하야 國家閒暇어든 及是時하야 明其政刑이면 雖大國이라도必畏之矣리라 詩云 天之未陰雨하야 徹彼桑土하야 綢繆牖戶면 今此下民이 或敢侮予아하야늘 孔子曰 爲此詩者 其知道乎인져 能治其國家면 誰敢侮之리오하시니라 今國家閒暇어든 及是時하야 般樂怠敖하나니 是는自求禍也니라 禍福이無不自己求之者니라 詩云 永言配命이 自求多福이라하며 太甲에曰 天作孼은猶可違어니와 自作孼은不可活이라하니 此之謂也니라.

맹자왈 인즉영하고 불인즉욕하나니 금에악욕이거불인이 시유악습이거하야니라 여악지인댄 막여귀덕이존사니 현자재위하며 능자재직하야 국가한가어든 급시시하야 명기정형이면 수대국이라도필외지의리라 시운 태천지미음우하야 철피상토하야 주무유호면 금차하민이 혹감모여아하야늘 공자왈 위차시자 기지도호인져 능치기국가면 수감모지리오하시니라 금국가한가어든 급시시하야 반락태오하나니 시는자구화야니라 화복이무불자기구지자니라 시운 영언배명이 자구다복이라하며 태갑에왈 천작얼은유가위어니와 자작얼은불가활이라하니 차지위야니라


【해설】


1. 정치는 사람으로 인한 재난이 일어나지 않도록 국가적으로 대비하고 좋은 일이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다. 어떤 문제가 발생한 다음에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발생하기 전에 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미리 대비하면 근심이 없다. 비 오기 전 맑은 날에 장마나 태풍을 대비해야 한다. 정치를 하는 사람은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국가시스템이 잘 작동되도록 해야 한다. 국가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면 개인은 자신의 맡은 생업에 최선을 다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나라에 내우외환을 대비하면 근심이 없다. 이처럼 나라가 나라다우면 다른 나라가 존중할 것이다.

2.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가 창궐하여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대한민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방역을 잘했다. 국경을 봉쇄하지도 않았고 백신 접종을 하여 0.13%이라는 세계 최저 치명률로 국민의 많은 목숨을 지킬 수 있었다. 보건의료 체계를 잘 효율적으로 운영과 시민의 협조, 소상공인의 희생 덕분에 국민의 생명을 지킨 것이다. 하늘이 내린 재앙은 모두가 협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의 이익에 눈멀거나 자신의 책무를 게을리하면 재앙을 피할 수 없다. 천재지변으로 인한 자연재해나 코로나나 전염병은 불가피하지만 재앙은 대부분 사람 때문에 일어난다.

3. 2022년 10·29 참사로 158명이 목숨을 잃고 196명이 다쳤다. 이태원 참사는 초대형 사회재난이기 때문에 재난안전법의 적용을 받는다. 재난안전법 제19조에는 재난 발생 신고를 받은 행정기관의 장인 파출소장이나 경찰청장은 긴급구조기관의 장인 소방청장이나 소방본부장에게 재난상황을 통보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긴급구조기관의 장인 관할 시장·군수·구청장 및 재난관리 주관기관인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재난상황을 통보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누구든 재난이 발생할 징후가 있으면 즉시 그 사실을 관계 행정기관 등에 신고해야 한다. 이처럼 재난 보고체계가 법령으로 규정돼 있는 이유는 각 상황에 맞는 응급대처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보고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사고 현장 수습, 사후 장례 등 모든 것이 미흡했고, 미숙했다.

즉, 국가 재난에 대비하는 시스템이 있는데도 국가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고,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수많은 군중이 몰려 안전사고 대비를 우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마약 단속을 우선하여 국민을 준범죄자로 보는 잘못된 국정철학 때문이다. 행안부 장관과 경찰청장은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현장을 관리해야 했다. 교통과장은 시민의 안전을 우선적으로 생각하여 사람들의 동선을 조정하고, 통제해야 했고, 교통과장은 교통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통제를 해야 했다. 도로교통 통제와 지하철 무정차를 하여 시민의 안전을 도모해야 했다. 매년 하던 경비를 올해는 제대로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시민 안전보다 마약범죄를 우선했기 때문이다. 10·29 참사를 통해 국가가 위기 대응에 얼마나 허술한지 보았고 온 국민이 행정부재, 국가 부재를 경험하며 비통한 눈물을 흘렸다. 참사 이후, 행안부 장관 이상민의 면피성 발언과 거짓말을 하여 국민을 더욱 분노하게 했고 대통령 윤석열은 진상규명보다 국가 애도를 강조했다. 대통령은 가장 먼저 유가족과 국민 앞에 사과와 사죄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아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서울시장과 용산구청장도 시민의 안전을 위해 사전예방 대책을 수립하여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자신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무능한 정부에 대한 유족의 분노와 눈물을 잊지 말아야 한다.


4. 정치인은 특히 문제 해결 능력이 있어야 한다. 문제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진단하여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할 유능한 인재를 선발하고 국가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어진 정치를 하기 위한 기본이다. 선거를 할 때, 시민들은 도덕성 검증과 아울러 실무역량과 성취 능력을 잘 살펴 국민과 국가에 봉사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피해는 우리 가족과 이웃에게 돌아간다. 현재 무능력한 검찰 정부의 민낯을 보고 있다.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사라지고 일부의 자유를 위해 다수를 통치하고 억압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하늘이 내리는 재앙은 피할 수 있지만, 사람이 만든 재앙 피할 수가 없다’라는 것을 실감하는 시대이다. 어진 정치가 복을 부르고 모진 통치는 화를 부르는 것이 고금의 진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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