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용 08 은밀하고 위대하게!]

도의 본질은 무엇인가? 힉스입자와 중용

by 백승호

제12장 은밀하고 위대한 군자의 도

【12-01】 24/130 도의 현상과 본질

군자의 도는 넓게 쓰여 드러나기도 하고 드러나지 않는 본질은 숨어 있기도 한다.

君子之道는 費而隱이니라

군자지도는 비이은이니라


【12-02】 25/130 도는 은밀하고 위대하다.

부부의 어리석음으로도 함께 알 수 있지만, 그 지극함에 이르러서는 비록 성인이라도 알지 못하는 데가 있다. 중용의 도는 똑똑하지 않은 평범한 부부도 능히 할 수 있지만, 그 지극한 중용의 도에 이르러서는 비록 성인이라도 능히 할 수 없는 것이 있다. 하늘과 땅이 아무리 넓고 커도 사람은 오히려 유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군자가 위대한 도를 말하더라도 천하의 사람들은 능히 실을 수 없는 것이 있고, 작은 것을 말하면 천하의 사람들이 쪼갤 수도 없다.

夫婦之愚로도 可以與知焉이로되 及其至也하야는 雖聖人이라도亦有所不知焉하며 夫婦之不肖로도 可以能行焉이로되 及其至也하야는 雖聖人이라도 亦有所不能焉하며 天地之大也에도 人猶有所憾이니 故로君子語大인댄 天下莫能載焉이오 語小인댄 天下莫能破焉이니라

부부지우로도 가이여지언이로되 급기지야하야는 수성인이라도역유소불지언하며 부부지불초로도 가이능행언이로되 급기지야하야는 수성인이라도 역유소불능언하며 천지지대야에도 인유유소감이니 고로군자어대인댄 천하막능재언이오 어소인댄 천하막능파언이니라


【해설】

군자가 행하는 중용의 도는 널리 사용하여 겉으로 드러나 뚜렷하게 알 수 있다. 겉으로 분명하게 드러나는 도는 그렇게 행하는 이유를 알 수 있고, 까닭이 분명하여 누구나 보아도 그 중용의 도를 알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중용의 도는 그 원인과 까닭을 설명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은밀한 것이 있다. 중용의 도를 행하지만 왜 그렇게 하는지 분명한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있다. 설명할 수 없는 숨은 중용의 도라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즉, 현상적으로 드러나는 중용비(費)라고 하는데 이는 누구나 행할 수 있는 일상적인 중용의 도이다. 반면에 본질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중용의 도은(隱)이라고 하는데 이는 보이지 않지만 어떤 행위를 하게 하는 본질적 원리이다. 중용의 도는 원리와 본질을 분명하게 설명할 수 없지만 중용의 도를 실천하게 한다. 따라서 중용의 도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누구나 쉽게 실행할 수 있지만, 드러나지 않는 은밀한 것은 본질과 원인을 다 알고 이해하면서 실행하기 어렵다. 그래서 군자의 도는 은밀하고 위대하다. 그러므로 중용은 일상에서 평범하게 널리 사용할 수 있기도 하고, 은밀하고 행하기 어렵기도 하다.

우리는 우주의 질서와 삶을 원리를 아는 것도 있지만 알 수 없는 것도 많다. 우리의 행동 이유를 알면서 행하기도 하고 이유는 모르지만 마땅한 도리를 실행하며 떳떳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일상적인 평범한 중용의 도는 평범한 사람들이 누구나 알 수 있고 할 수 있지만, 은밀한 중용의 도는 성인도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것이 있고, 실행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12-03】 26/130 솔개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시경에 읊고 있다. 솔개는 날아서 하늘에 이르고, 물고기는 연못에서 뛴다고 하니 위아래로 나타나는 것을 말함이다.

詩云鳶飛戾天이어늘 魚躍于淵이라하니 言其上下察也니라

시운연비려천이어늘 어약우연이라하니 언기상하찰야니라


【해설】

시의 특징은 비유와 상징이다. “솔개는 날아서 하늘에 이르고, 물고기는 연못에서 뛴다”는 비유는 모든 만물은 고유한 본성이 있다는 비유이면서, 그 고유한 본성을 있게 한 이치를 상징하는 것이다.

모든 만물의 각각의 고유한 성(性)이 있다. 새는 하늘을 나는 본성을 가지고 있고, 물고기는 물속에서 헤엄치며 살아가는 본성을 가지고 있다. 천지 만물이 모두 고유한 본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이 이치이다. 각각 고유한 성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야 모든 만물은 잘 살아갈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 각각의 고유한 성을 잘 조화롭게 하고, 잘 발현하도록 하는 것이 중용의 도이다.

군자는 다른 사람의 장점을 잘 이루어 준다는 의미도 이와 같다. 솔개는 하늘을 날게 하고, 물고기는 물속을 헤엄치게 하는 것이 순리이고 자연의 섭리이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고 하늘의 도를 잘 운행하도록 하는 것이 중용의 도이다. 물론 운명에만 순응하라는 것이 아니다. 인간은 자연의 섭리를 잘 이용할 수 있는 의지도 있다. 자연의 섭리를 아는 것은 고유한 본성을 잘 아는 것이다. 잘 알기 위해는 배우고 내가 아는 것을 가르쳐 주어야 한다. 그래서 천명을 일러 성(性)이라고 하고, 그 본성을 잘 따르고 거느리는 것이 도(道)이고, 그 도를 잘 닦는 것이 교(敎)라고 한 것이다.


【12-04】 27/130 군자의 도는 부부로부터 시작한다.

군자의 도는 부부한테서 실마리가 만들어지니, 그 지극함에 이르러서는 천지에 드러난다.

君子之道는 造端乎夫婦하나니 及其至也하야는 察乎天地니라

군자지도는 조단호부부하나니 급기지야하야는 찰호천지니라.


【해설】

인류의 근원은 부부에서 비롯되었다. 부부의 사랑으로 생명이 탄생했고, 그 생명은 생물학적 존재로 태어나 사회를 이루고 사회적 존재로 성장한다. 하늘과 땅에서 비롯되는 모든 삶의 질서는 살아가려는 것이고, 그것이 본질이다.

모든 만물의 근원이나 본질을 서양철학에서 아르케(arche)라고 한다. 2012년 과학자들은 만물을 있게 하는 가장 작은 입자는 ‘힉스’라고 하여 본질의 근원을 규명하려고 노력했다. 2012년 7월 과학자들은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CERN) 초대형 실험시설인 대형 하드론 충돌기(LHC)에 있는 아틀라스(ATLAS)와 시엠에스(CMS)라는 두 검측기를 통해 힉스의 질량이 약 125GeV(기가전자볼트·1GeV는 1억eV)로 관측됐다고 발표했다.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또 아직까지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천지 만물 모든 것에는 그 만물이 존재하게 하는 입자와 운행하게 하는 질서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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