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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호 Mar 10. 2024

[중용 25. 유일한柳一韓 선생처럼 슬기롭게]

- 김득신 선생과 유일한 선생처럼 사는 방법

【20-20】 78/130 슬기롭고 현명하려면 

배우지 않음이 있을지언정 배우면 능해지지 않고는 그만두지 않으며, 묻지 않음이 있을지언정 물으면 알지 않고는 그만두지 않는다. 생각하지 않음이 있을지언정 생각하면 얻지 않고는 그만두지 않는다. 분별하지 않음이 있을지언정 분별하면 밝히지 않고는 그만두지 않는다. 남이 한 번 해서 할 수 있으면 나는 백번 하며, 남이 열 번 해서 할 수 있으면 나는 천 번 한다.

有弗學이언정 學之인댄 弗能을 弗措也하며 有弗問이언정 問之인댄 弗知를 弗措也하며 有弗思이언정 思之인댄 弗得을 弗措也하며 有弗辨이언정 辨之인댄 弗明을 弗措也하며 有弗行이언정 行之인댄 弗篤을 弗措也하야 人一能之어든 己百之하며 人十能之어든 己千之니라 

유불학이언정 학지인댄 불능을 불조야하며 유불문이언정 문지인댄 불지를 불조야하며 유불사이언정 사지인댄 불득을 불조야하며 유불변이언정 변지인댄 불명을 불조야하며 유불행이언정 행지인댄 불독을 불조야하야 인일능지어든 기백지하며 인십능지어든 기천지니라 

 


【해설】

 조선 중기의 문인이자 시인 김득신(金得臣, 1604~1684)의 문학관 앞에는 ‘재주가 남만 못하다고 스스로 한계를 짓지 마라. 나보다 어리석고 둔한 사람도 없겠지만 결국에는 이룸이 있었다. 모든 것은 힘쓰는데 달렸을 따름이다’라는 그의 글이 있다. 김득신은 남들이 한 번 읽을 때 열 번을 읽었고, 남들이 열 번을 읽으면 김득신은 백 번, 1천 번을 읽었다고 한다.  김득신은 <백이전(伯夷傳)>을 1억 번이나 읽었다고 하여 자기의 서재를 ‘억만재(億萬齋)’라고 했다. 김득신은 어릴 때 천연두를 앓아 글을 읽고 기억하는 것을 잘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아버지의 가르침과 훈도를 받고 끊임없이 노력하여 나중에서야 이름을 떨친 사람이다. 당시 한문 사대가인 이식(李植)으로부터 “그대의 시문이 당금의 제일”이라는 평을 들음으로써 이름이 세상에 알려졌다. 

 끊임없이 배우고, 숙달되고 잘할 때까지 한다. 의문이 생기면 알 때까지 묻는다. 생각하면 얻을 때까지 생각하고 분별하여 밝아질 때까지 한다. 정성을 다한다는 것은 자기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려는 어른다운 태도이다. 이러한 정성이 남을 감동하게 하고 온 세상을 감동하게 하여 좋은 변화를 할 수 있게 한다.       


【20-21】 79/130 어리석은 사람이 밝아지고 약한 사람이 강해지는 법

진실로 본질을 깨닫는 이러한 도에 능하면, 비록 어리석더라도 반드시 밝아지며, 비록 유약하더라도 반드시 강해질 것이다.

果能此道矣면 雖愚나必明하며 雖柔나必强이니라 

과능차도의면 수우나필명하며 수유나필강이니라.     


【해설】

 사람마다 기질과 성격은 다르다. 노력의 정도도 다르다. 하지만 끊임없이 노력하고 정성을 다하여 배우면 본질을 깨닫고 진리를 알게 된다. 진리를 깨우치는 순간 선택을 할 때 현명해지고 자유로워진다. 그래서 어리석은 사람도 정성을 다하여 배우고 노력 밝아진다고 한 것이다. 아무리 천재라도 노력해야 천재성이 빛을 발한다. 유약한 몸과 마음도 끊임없이 배우고 단련하면 건강한 몸과 강인한 정신을 가질 수 있다. 

 배움은 지식을 얻는 것 이외에도 좋은 생각 습관을 갖게 한다. 이치를 궁리하고 체계를 세우는 습관, 논리 정연하게 조리 있는 생각을 하는 습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고 타인의 감정을 헤아려 공감하는 습관, 욕망을 조절하여 정신적 에너지를 좋은 방향으로 사용하는 습관 등 좋은 습관을 생기게 한다. 배움의 좋은 습관이 생기면 지식을 쉽게 습득할 수 있고, 더 잘 알고 잘 살아갈 수 있다. 재산을 불리는 이재(理財) 능력도 빨리 익힐 수 있어서 재물을 쉽게 얻을 수도 있고 재물을 유용하게 잘 쓸 수도 있다. 

 유한양행을 설립한 유일한(柳一韓1895~1971)은 본질을 깨닫고 도를 실천한 사람이다. “기업의 소유주는 사회이며, 기업에서 얻은 이익은 그 기업을 키워준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유일한의 창업정신은 기업의 본질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다. 유일한 선생은 기업가였고 교육자였으며, 광복을 위해 헌신한 애국자였다. 유일한 선생은 잘 나가는 사업을 접고 일본이 점령한 조선 땅에 최정예 특수요원을 잠입시켜 일본군을 무력화시킨다는 냅코 프로젝트(NAPKO PROJECT)에 참여하기도 한 애국자였다.  

그리고 유한 양행 창업 이후 우수한 의약품을 개발하여 인류 건강과 행복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한양행이 개발한 3세대 폐암 표적치료제 ‘렉라자’를 환자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동정적 사용 프로그램(EAP)을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돈을 버는 재주가 뛰어났지만 공익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돈을 쓰는 능력이 더 뛰어났던 유일한 선생. 그분은 배움의 진정한 의미를 실천하고 고귀한 정신을 가진 분이었다. 기업 윤리경영을 하였고, 정경유착을 단호하게 거절하고, 모범 납세를 하였으며, 종업원지주제를 시행하고 노동자의 후생복지도 신경을 썼다. 유일한 선생의 창업 정신은 오늘날 기업이 지속가능한 기업의 핵심요소 3가지인 ESG(환경 Environmental, 사회 Social, 지배구조 Governance)와 관련이 깊다. 

제대로 배우고 도를 깨달은 사람은 자신과 주변 사람, 세상을 밝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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