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백승호 Mar 18. 2024

[중용 28. 조짐과 징조를 깨닫는 사람이 슬기롭다]

슬기와 설미(눈썰미)로 올바른 판단을 해야.....

제24장 지극한 정성은 신이 감응한다.     


【24-01】 83/130 지성감천

지극한 성(誠)의 도는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알 수 있다. 국가가 장차 흥하려 하면 반드시 상서로운 조짐이 있으며, 국가가 장차 망하려 하면 반드시 흉한 징조가 있다. 시초점과 거북점으로 드러나며 몸에서 미세한 낌새가 있다. 화복이 장차 이르려할 때, 좋은 일을 반드시 먼저 알며 좋지 않은 일을 반드시 먼저 안다. 그러므로 지극한 정성은 신과 같다. 


至誠之道는 可以前知니 國家將興에 必有禎祥하며 國家將亡에 必有妖孼하야 見乎蓍龜하며 動乎四體라 禍福將至에 善을必先知之하며 不善을必先知之하나니 故로至誠은如神이니라 

지성지도는 가이전지니 국가장흥에 필유정상하며 국가장망에 필유요얼하야 현호시구하며 동호사체라 화복장지에 선을필선지지하며 불선을필선지지하나니 고로지성은여신이니라 .     


【해설】

 “현호시구見乎蓍龜하며 동호사체動乎四體”라는 말은 눈여겨 살펴보고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살펴 미리 헤아려 대비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현호시구는 조짐과 관련이 있다. 예전에는 점을 칠 때 거북의 뼈에 불을 지져 갈라진 금 모양을 보고 길흉화복을 판단했다. 조(兆)라는 글자는 거북 등에 갈라진 모양을 나타낸다. 그래서 조(兆)를 조짐이라고 말한다. 

 조짐(兆朕)은 좋거나 나쁜 일이 생길 낌새다. 조짐이라는 말은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으로 많이 쓰이고, 징조(徵兆)는 부정적인 일이 일어날 기미가 있을 때 쓴다. 즉, 불길한 징조, 즉 흉조(凶兆)라는 말을 할 때 쓴다. 하지만 조짐과 징조는 긍부정에 두루 쓰인다. 

 큰일이 일어나기 전에 작은 낌새가 있다. 작은 낌새를 알아차려야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지 않는다. 좋지 않은 작은 일이 생길 때 더 큰 나쁜 일을 대비해야 한다. 1:29:300의 하인리히 법칙은 어떤 큰일이 한 번 벌어지기 전에 스물아홉 번의 자잘한 사고가 생기고, 그전에 삼백 번의 작은 징조가 있었다는 법칙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지난날을 미루어 현재를 알고 미래를 대비하고, 작은 일을 미루어 큰 일을 대비한다. 

 동호사체動乎四體는 우리의 몸에서 감각적으로 느끼고 말과 행동으로 드러내는 것을 말한다. 마음을 다하여 집중하면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직관을 발휘하여 좋은 일은 일어나게 하고 좋지 않은 일은 피하는 것이 합리적 사고다. 물론 지나치게 직관이나 감각에 의존하여 판단하는 것은 좋지 않다. 작은 것을 정성스럽게 살펴 미리 대비해야 한다. 좋지 않은 조짐이 있는데도 계속 나쁜 마음을 먹고 악한 일을 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나라의 일도 마찬가지다. 나라가 발전하고 성장하려면 하면 정책방향을 국민의 여론을 반영하여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국민의 여론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하는 것은 장차 나라를 망치는 흉한 징조다. 이태원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도 정부는 사과를 제대로 하지 않고, 채상병의 억울한 죽음에 진상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피의자를 도주시키고, 고속도로를 제멋대로 변경하고 명품백을 받고도 남탓 하며, 주가조작을 하고도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아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직전이다. 이러한 민심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엉뚱한 판단으로 이상한 정책만 내놓으면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좋지 않은 일이 계속되고 있다. 물가와 금리는 계속 올라 서민경제는 파탄 나고 주가는 내리고 무역수지 적자는 계속되고 있다. 국내 재난관리, 시민 안전 관리는 무능하며 외교 안보 통상 또한 실정에 실정을 거듭하고 있다. 조짐을 잘 읽고 나라가 망하지 않고 우리의 삶이 나아지도록 잘 판단하여 좋은 일이 일어나도록 선택을 잘해야 한다. 

 개인과 나라의 운은 10% 결정되어 있지만 개인의 노력과 정성으로 90%를 바꿀 수 있다. 눈썰미가 있는 사람을 설미가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설미가 있는 사람을 조짐과 징조를 헤아려 이런저런 사정을 두루 살펴서 올바르고 그릇된 바를 제대로 가늠하는 마음의 힘이 있는 사람이다.  또한 슬기로운 사람은 사물의 이치를 빨리 깨달으며 사물을 처리하는 방도를 옳게 잘 생각해 내는 재간이나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슬기롭고 설미로운 사람은 좋지 않은 조짐을 깨닫고 새롭게 바꾸어 망조(亡兆)에서 벗어나는 사람이다. 지극한 정성으로 혁신(革新)을 하면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410 총선은 올바르고 그릇된 바를 가늠하여, 그릇됨을 누르고 올바름을 북돋우는 슬기와 설미를 발휘할 기회고 좋은 징조다. 


작가의 이전글 [중용 27. 중용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