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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호 Mar 16. 2024

[중용 27. 중용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절]

- 존재와 관계를 빛나게 하는 것

제23장 진정성의 힘      


【23-01】 82/130 정성이란

그다음은 만사와 만물을 빠뜨리지 않는 곡진함에 이른다. 간곡하면 정성스러움이 있고, 정성을 다하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뚜렷해지고 뚜렷하면 밝고 밝으면 감동하고, 감동하면 변하고 변하면 교화할 수 있다. 그러니 오직 천하의 지극한 정성이라야 사람을 교화하고 만물을 변화게 할 수 있다.     

其次는 致曲이니 曲能有誠이니 誠則形하고 形則著하고 著則明하고 明則動하고 動則變하고 變則化니 唯天下至誠이야 爲能化니라    

기차는 치곡이니 곡능유성이니 성즉형하고 형즉저하고 저즉명하고 명즉동하고 동즉변하고 변즉화니 유천하지성이야 위능화니라.     


【해설】

 조선후기 정조는 조정에서 신하들과 ‘중용’ 공부를 많이 했고, 그 내용을 『중용강』의 6권으로 정리한다. 중용은 수양서이면서 통치 이념의 지표였고, 이상국가를 만들고자 했다. 정조는 다산 정약용에게 70여 개의 질문을 한다. 이에 관하여 정민 교수는 다산이 이벽의 도움을 받아 천(天)과 상제(上帝) 개념 및 천도(天道)와 천명(天命)에 대한 답을 천주교인 서학을 바탕으로 설명하였다고 한다. 

정조의 삶을 다룬 영화 역린에서는『중용』23장을 인용하여 말한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는 사람은 큰 일도 잘할 수 있다. 정성을 다한 일은 표가 난다. 겉으로 배어 나오고 드러나며 밝게 빛난다. 

 조선후기 18세기는 조선의 르네상스였다. 작은 일에도 정성을 다하려는 사회적 분위기는 많은 사상가와 뛰어난 예술가, 장인을 낳았다. 18세기 문예부흥을 이룬 바탕에는 세계적 흐름도 있었지만 성(誠)이 일상생활 속에 자리 잡은 사회적 분위도 크게 좌우했다. 박지원, 정약용, 홍대용,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등 수많은 사람들이 정성을 다하여 치열하게 시대를 살아냈고, 그 덕분에 풍요로운 사상과 문화를 누리고 있다. 

 이처럼 정성, 진정성은 긍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정성과 진정성의 의미를 빛나게 하려면 밝음을 전제로 한다. 밝은 눈으로 본질을 헤아려 보고 올바른 목적과 목표를 세운 다음에 정성을 다해야 한다. 그것이 성(誠)의 의미다. 옳지 않은 일에 정성을 다하는 것은 진짜 정성 ‘진정성’이 아니라 가짜 정성 ‘가정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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