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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호 Mar 22. 2024

[중용 31. 기계론적 세계관과 유기체적 세계관]

-천지자연의 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26-07】 93/130 천지의 도는 만물을 생성한다.

천지의 도는 한마디 말로 다 할 수 있으니, 그 도가 만물을 되게 하는 것은 둘이 아니다. 곧 만물을 생성시키는 것을 헤아릴 수 없다.

天地之道는 可一言而盡也니 其爲物이不貳라 則其生物이不測이라

 천지지도는 가일언이진야니 기위물이불이라 즉기생물이불측이라     


【26-08】 94/130 천지의 도는 넓고 높으며 여유롭고 오래간다

하늘과 땅의 도는 넓고 두터우며, 높고 밝으며, 여유롭고 오래간다.

天地之道는 博也厚也高也明也悠也久也니라

천지지도는 박야후야고야명야유야구야니라     



【해설】

 1. 세계를 어떻게 바라보느냐 하는 세계관에 따라 개인의 인식과 사고, 행위와 삶의 양식은 달라진다. 서구는 인간중심적 사고를 바탕으로 기계론적 세계관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기계론적 세계관은 자연 현상을 원인과 결과의 관계로 설명하는 인과율 바탕으로 필연적인 법칙성을 이해하려 한다. 이러한 기계론적 세계관은 인간 이성을 도구적으로 인식하여 자연과학의 힘을 사유와 행동의 기본으로 삼는다. 기계론적 세계관은 베이컨이나 피히테의 인식에 잘 드러난다. 자연을 지배와 정복의 대상으로 인식한다. 이러한 세계관은 인간에게 더 편리하고 윤택한 삶을 살게 한 것이 아니라 기후위기와 환경오염 등으로 인류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2. 동양의 유기체적 세계관은 천인합일을 바탕으로 자연을 인간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대상으로 인식한다. 천지자연과 만물은 서로 연관되어 있으며, 개체는 전체를 포함하고 있다 유기체적 세계관을 갖고 있다. 우주 전체가 하나의 유기적 생명체 가이아로 인식한다. 그래서 우주를 구성하는 생명체는 스스로 진화하며 상호 연관을 갖고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사람도 하나는 소우주로 인식하며 유기적 작용을 하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야 한다는 세계관을 갖고 있다.


3. 중국과 우리나라도 자연에 관한 인식이 변하기도 했다. 한나라 동중서(董仲舒)는 하늘과 인간 세계의 관계를 정리했다. 그는 하늘은 스스로 움직이고 만물을 주관하는 존재이며, 사람은 하늘에 근본을 두고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러한 구체적 모음을 음양(陰陽)과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 오행으로 설명했다.  이러한 오행을 통해 인간의 명(命)과 운(運)을 해석하여 명리학으로 발전시키기도 했다.

 송나라 주희(朱熹)는 자연의 법칙과 인간사회를 결부시켜 이해하려고 했다. 자연의 법칙을 궁리하여 인간의 삶에 적용하려고 했다. 그래서 천지자연의 도에 관심이 많았다. 자연의 법칙을 삶과 도덕규범의 하나로 이해하여 인간의 도리를 자연질서 속에서 찾기도 했다.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인문학을 통합하여 이해하려고 했다.

 

4. 조선후기 실학의 발달은 자연과학을 독립된 학문으로 인식하며 자연의 질서와 법칙을 연구하였다. 성호 이익은 자연을 인간 사회와 관계없이 내재적인 법칙에 따라 운행하는 것으로 보았다. 또한 다산 정약용은 자연과 인간의 영역을 분리하여 생각했다. 자연의 법칙과 속성은 나름의 원리가 있다고 보았고 이를 인간의 삶과 분리하여 사고했다.


5. 이처럼 기계론적 사고는 인간과 자연을 하나의 유기체로 인식하는 사고와 차이가 있다. 인간을 둘러싼 삶의 터전인 자연환경이 파괴되어 기후 위기가 심각하고 인간의 삶이 위협받는 현실에서 유기체적 사고관은 아주 중요하다. 산업사회 패러다임에서 생태사회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서 유기체적 세계관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모색할 수 있다. 자연을 지배하고 정복하는 소유중심의 세계관이 아니라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존재를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는 세계관이 중요하다. 천지의 도를 이해하는 것도 유기체적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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