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백승호 May 27. 2024

[왜 60. 이순(耳順) 즈음에]

- 왜 귀가 순해져야 어른이 되는가

이순(耳順) 즈음에 귀가 순해져야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예전에는 육십을 기(耆), 칠십을 노(老)라고 하여 

육십 세 이상의 노인을 기로(耆老)라고 노인을 공경하는 시대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60이라도 예전보다는 더 건강하고 노인이라고 하기에는 젊습니다.


하지만 의지와 상관없이 나이가 드니 몸에 병이 하나 둘 찾아와 친구 하자고 합니다.

늙음을 싫어하지는 않지만 거부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오늘날은 늙은이를 싫어하는 혐로(嫌老)의 시대가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완고하고 꽉꽉 막힌 꼰대가 아니라 

건강을 유지하며 고결하게 늙어가고 싶습니다.     

운동으로 몸을 튼튼하게 하고

독서로 마음을 단단하게 하여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 애쓰며 살아갑니다.      

김홍도의 ‘기로세련계도’(1804년)

60 삶을 돌이켜보니 

인생의 해안선은 파도의 기억만 남겨두었지만

굽이굽이 파도치는 격량의 삶 한가운데 있을 때도 있었고

미로 같은 삶 속에서 마음의 내비게이션을 잘 켜고

경로를 이탈하지 말아야지 하며 살아왔습니다.  

    

 귀가 순해진다는 이순(耳順)이 되니 

경로를 벗어난다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뜻대로 되는 일은 거의 없었고

계획의 20%만 이루어져도 고마운 삶이라고 생각했고

무엇인가 잘 이루어지면 

능력보다 과분한 복을 받았다는 생각 하니

고맙고 감사할 일이 많아지더군요.     

 

고맙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면

몸과 마음이 더 정정(亭亭)하고 

여유가 생기며 평온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나이 듦이란 삶에 고운 단풍이 들듯

철이 들어 어른이 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그릇된 상황판단으로

실수도 하고 실패도 해 보았으며

희망이라는 단어가 주는 힘이 얼마나 큰 지도 깨닫기도 했습니다.      

삶의 완벽이란 없고

확신과 완고함을 내려놓으면

부드럽고 단단한 마음으로 

더 많은 사람을 따뜻하게 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어른은 귀가 순해야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깨달았습니다.     


부모님을 돌보고 자식을 돌보는 이중돌돔의 시대를 지나오느라

자신을 돌볼 기회가 적었는데

나의 내면과 생각을 돌보고

가까운 사람의 마음을 돌보며 

편안하고 평온한 시간을 보내려 노력합니다.      


이순(耳順)의 나이에 맞게 남의 말을 더 잘 듣고 경청하며

꼰대의 길을 막아주는 쓴소리도 귀담아듣고

어질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헤아리며 살아야

멋지고 평온하게 늙겠지요.     


귀와 관련된 말은 성인 성(聖)과 총명할 총(聰)이 있습니다. 

성(聖)은 귀 이(耳) + 입 구(口)+임금 왕(王)입니다. 

말을 잘 듣고 적절하게 말하면 최고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총기(聰氣)도 남의 말의 귀담아 잘 듣고 

슬기롭게 잘 헤아리는 좋은 기운을 말합니다.      


바다처럼 남의 말을 잘 받아들이고 순리를 따르며

여유롭게 인생을 사는 나이가 이순(耳順)입니다.      

이순의 나이에 좀 더 슬기로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인생의 만남부터 이별까지 100개의 단어를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만남, 인생, 가족, 사랑, 행복, 직업, 노동, 취미, 운동, 독서 

사회, 관계, 친구, 타인, 인성, 예의, 품격, 태도, 언행, 감정

자연, 하늘, 대지, 강물, 바다, 나무, 지형, 기후, 식생, 문화

공간, 주거, 의복, 물건, 정리, 청소, 음악, 미술, 과학, 기술

철학, 가치, 윤리, 도덕, 염치, 학문, 자유, 정의, 진리, 평등 

심리, 영혼, 자아, 자존, 마음, 인정, 성찰, 통찰, 성장, 성숙

건강, 질병, 병원, 음식, 육식, 채식, 종자, 농업, 어업, 일상

긍정, 낙관, 낙천, 희망, 목표, 목적, 계획, 실행, 의미, 보람

부정, 비관, 염세, 절망, 욕망, 좌절, 불안, 열등, 모멸, 혐오

오만, 편견, 공감, 배려, 겸손, 존중, 연명, 죽음, 장례, 이별

작가의 이전글 [왜 59. 노무현 정신과 사단(四端)]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