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자로보는세상34]

by 백승호

나는 누구일까요?

내가 보는 것은 바른 것일까요?


내가 나의 눈으로 살펴보는 것이 관찰이고

내가 나의 눈으로 보는 것이 관점입니다.


나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주인의 삶이고

남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남의 관점으로 살아가는 삶이 노예의 삶입니다.

자유민주국가에서 나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판단하고 살아가는 것이

떳떳하고 당당한 주인의 삶입니다.


우리가 보고 듣고 하는 것이 스스로 모두 알 수가 없어

언론이 보도하는 것을 봅니다.

언론도 세상을 모두 담을 수 없어 일정한 관점으로 보여줍니다.

카메라는 일정한 틀이 있습니다.

그것을 프레임이라고 하는데 ‘틀’만 보지 말고 틀 밖의 진실을 보아야 합니다.

우리나라와 관련된 것도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바라보아야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남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는 게 익숙해지면

우리 문제를 남의 시각으로 보고 판단하는 생각의 노예가 됩니다.

나의 눈으로 역사를 보는 것을 사관(史觀)이라고 합니다.

올바른 역사관은 나의 눈으로 인류 보편의 가치와 당대의 시대정신을 볼 줄 아는 것입니다.


안중근 의사는 1909년 하얼빈에서 일본 총리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습니다.

윤봉길 의사는 1932년 상하이 훙커우 공원에서 일왕의 생일과 전쟁 승리를 기념하는

행사장에 폭탄을 던져 의를 높이 들었습니다.

우리의 눈으로 역사적 맥락과 상황을 파악하여 주체적으로 보아야 합니다.

안중근 의사나 윤봉길 의사의 행동은 식민지 시대에 일제의 착취와 탄압으로 고통받던

우리 민족을 위하여 일으킨 장쾌한 의거입니다.


요즘 친일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이 말도 일본의 관점으로 봤을 때,

일본이 자기 나라와 친하다는 뜻으로 친일(親日)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관점으로 보면 왜에 붙어 민족을 배반한 적이라는 뜻이기 때문에

부왜역적(附倭逆賊)이라고 해야 합니다.



김민철은 『기억을 둘러싼 투쟁; 친일문제와 과거청산운동』이라는 책에서

부왜역적들이 공범론, 생존론, 인재론, 순교론을 들어 자기들을 합리화했다고 했습니다.

공범론은 “그 당시 친일파 아닌 사람 누가 있느냐, 전 민족이 친일파이다.”

생존론은 “일제의 강요에 못 이겨서 협력했고, 생활 때문에 협력했다.”

인재론은 “능력 있는 인재를 처벌하면 당시의 난국을 누가 수습하느냐.”

순교론은 “민족을 살리기 위해 스스로 십자가를 짊어진 것이다.”


우리 나라는 광복이 되었지만 부왜역적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과거사를 청산하자고 할 때,

하버마스의 말처럼 ‘나중에 태어난 사람의 특권’으로 비판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그때의 잘못을 모두의 잘못이라며 도덕적으로 규탄하거나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며 집단의 죄로 몰아가는 것은 올바른 청산이 아닙니다.

일제의 전쟁범죄 가담자, 광복 지사를 체포 고문한 민족반역자에게 법적 책임을 묻고

일제의 만행을 옹호한 지식인이나 식민지배를 정당하다고 가르친 교육자에게 도덕적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나치 독일의 부끄러운 과거사를 참회했던 독일의 양심 파수꾼 바이츠체커 대통령의 참회를 기억해야 합니다.

바이츠체커는 “과거에 대해 눈을 감는 사람은 현재에 대해서도 장님이 된다.”라고 했습니다.

독일은 일본과 달리 피해자가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계속 반성하고 세계평화에 기여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일본은 역사를 왜곡하고 피해자에게 제2, 제3의 가해를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우리 나라 사람들이 일본의 입장에서 일본을 두둔하고 지지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부왜역적의 후손이나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남아 토착왜구(土着倭寇)가 되었습니다.

이 사람들은 일본의 침략이나 ‘위안부’ 문제에 대하여 일본인의 시각으로 일본 편에서

바라봅니다.


세계의 문제를 미국이나 이스라엘 입장에서 바라보는 사람이 있습니다.

미국은 우방이고 이스라엘도 미국의 입장과 같으니

미국과 이스라엘 입장과 시각으로 세계의 문제를 보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당시 전 세계에 내세웠던 명분은 ‘대량 살상 무기’였지만

증거는 찾을 수 없었고, 전쟁 발발 이후 이라크에서 28만 명 이상 목숨을 잃었습니다.


2008년 말에 이스라엘 군이 가지지구를 포위하고 무차별 폭격하여 수많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무방비로 죽어갈 때 이스라엘 젊은 남녀들이 도시락과 망원경을 준비하여 전장 가까이에서

어처구니없게도 '브라보'를 외쳤다고 합니다.


2020년 1월 3일, 미국 트럼프는 무인 드론을 이용하여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 근처에서

이란의 지도자 솔레이마니를 살해합니다.

미국은 이란이 지원하는 민병대가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을 공격했고,

2019년 K-1 공군기지 공격에 대한 보복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솔레이마니는 이란의 외교 서신을 전달하러 외교관의 신분으로 이라크에 온 것인데

미국이 이란 영토가 아닌 제3국인 이라크에서 군사력을 동원하여 목숨을 빼앗은 것은

국제법상 해당국의 동의 없이 제3국 영토에서 군사력을 사용 국제법 위반이며

이라크의 주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최근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떠나자

일부 언론은 국익이 없으면 동맹도 버리고 떠나는 미국의 손절 외교라고 보도합니다.

미국은 2001년 군사적으로 점령했지만 정치적으로 통치하는데 실패하고 철수하는 것인데

손절 외교를 말하면서 한국도 미국과 동맹을 굳건하게 하지 않으면 아프가니스탄처럼

된다고 생각하는 인식은 다른 사람의 인식으로 살아가는 부끄러운 것입니다.

나와 우리 스스로의 힘을 길러 우리나라를 지킬 생각을 해야지 다른 나라에 의존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말처럼 군대를 만들어 놓고

작통권 회수하면 안 된다고 외치는 것은 부끄러운 일입니다.


국제관계는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나의 눈으로 보고 스스로 판단하고 자신을 지키는 것이 자율이고 주체입니다.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하자 중국이 긴장하는 이유는 신장위구르 때문입니다.

중국 신장위구르 지역과 아프간은 국경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위구르 지역에 핵 격납고를 건설하고 있고 이슬람 세력에 의해

핵무기가 유출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면 큰 일이기 때문에 염려합니다.

팀 마샬이 지은 ‘지리의 힘’에 언급한 것처럼

중국은 티베트와 신장위구르를 자국의 이익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다.

티베트는 지정학적 안보차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도와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자연방벽 역할을 해주는 히말라야 산맥과

완충지역 역할을 해주는 티베트 지역이 중국 안보에 중요하다고 여깁니다.

신장위구르도 러시아, 몽골,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인도 등 8개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전략적 요충지입니다.


이처럼 모든 나라는 이익을 꾀하여 자기 나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려고 합니다.

나의 삶을 주체적으로 바라보고 주인으로 살아야 자주적인 사람이고

우리나라의 운명을 우리가 결정하고 우리 국민을 우리가 지킬 수 있어야

자주국가입니다.


나의 눈으로 올바른 사관을 지니고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고 싶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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