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자로보는세상37]

by 백승호


생텍쥐페리는 <어린왕자>에서

시간의 아름다움과 멋이 무엇인지 깨닫게 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야”하면서

겉으로 보이지 않는 멋을 마음으로 보아야 보인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눈으로 찾을 수 없고 마음으로 찾을 수 있는 것이 멋이고 아름다움입니다.

여우는 시간에 사랑이라는 아름다운 마법을 불어넣을 때 행복이 시작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네가 오후 4시에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기다림은 기대라는 보이지 않는 희망이 있어서 행복합니다.


우리 겨레는 ‘멋’이 마음을 담은 ‘시간’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시간에 소중한 마음을 담아 놓은 것이 ‘멋’이었습니다.

산과 들에서 나는 음식재료에 정성을 담아 멋있게 내놓은 음식은

‘맛’이 있었고 ‘멋’었습니다.

그래서 ‘멋’은 ‘맛’에서 왔다고 합니다.

‘맛’이 ‘멋’으로 바뀌는 데는 보이지 않는 사랑하는 마음과 소중한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멋’은 ‘아름’ 답습니다.

‘아름’의 어원은 ‘알밤’에서 왔다고 합니다.

‘알밤’이 ‘알암’이 되고 ‘아람’이 되어 ‘아름’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알밤의 겉은 가시 ‘밤송이’가 싸고 있고 그 속에 ‘밤톨’이 있고

밤톨 껍질을 벗기면 ‘보늬’가 있고 보늬를 벗기면 아름다운 알맹이

‘알밤’이 있습니다.

이런 알밤은 시간과 사람의 정성으로 만든 소중하고 귀하기 때문에

제사를 지낼 때 맨 윗자리에 두기도 했습니다.


중국에도 멋을 나타내는 ‘미(美)’라는 말이 있습니다.

염소 양(羊)과 큰 대(大)가 합쳐진 말입니다.

양을 소중하게 여긴 이유는 양털을 깎아서 옷으로 입고

양고기를 귀하여 여겼기 때문입니다.

입성과 먹거리를 주는 소중한 것이 양(羊)이었고

눈에 보이는 큰 것을 바치는 것을 미(美)라고 여겼기 때문에

제사를 지낼 때 '희생양(犧牲羊)'으로 양을 바쳤습니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움’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멋이 있었습니다.

‘아름답다’는 것이 멋이라는 것을 알기에

다움’을 소중하게 생각하여 마음을 담을 줄 알았고

마음을 담은 것을 멋있다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멋도 겉멋보다 속멋이 있을 때 진짜 멋있는 것입니다.

개인의 자유가 널리 확대되고 확산될 때 멋있습니다.

개인주의는 자유주의라 하고 경제적 자유주의는 자본주의,

정치적 자유주의는 민주주의인데, 이 속에는 지향하는 멋이 차이가 납니다.


자본주의는 겉멋을 중시합니다.

겉멋은 눈에 보이는 멋입니다.

이미지를 중시하는 자본주의입니다.

자본주의의 꽃이라는 ‘광고’도 겉멋을 중시하여

사람들의 소비욕망을 부채질합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 유튜브 등 보이는 미디어의 겉멋보다

그 속에 담긴 보이지 않는 이야기와 메시지의 속멋이 아름답습니다.


민주주의는 속멋을 중시합니다.

민주주의는 보이는 겉멋보다 듣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남의 말을 잘 듣고 그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려

서로 타협하고 함께 좋은 것을 찾아가는 시간이 민주주의입니다.


뿌리 깊은 나무의 뿌리는 땅속에 있지만

큰 가지와 싱싱한 줄기와 잎, 그리고 아름다운 꽃을 피웁니다.

겉멋과 속멋의 조화가 아름다움입니다.

바탕과 무늬의 조화로움인 문질빈빈(文質彬彬)이 멋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멋보다

보이지 않는 멋을 보는 것이 멋이고 아름다움입니다.

98년 만에 첫 진출한 대한민국 럭비선수 안드레 진과 정연식 선수가 멋있었습니다.

안드레 진 선수가 국가를 대표하는 태극마크의 무게를 울컥하며 말할 때,

정연식 선수가 돈, 인프라, 관심을 포기하고 럭비라는 인생의 꿈을 선택할 때,

아름답고 멋있었습니다.

메달보다, 메달의 색보다

그 속에 담겨 있는 소중한 땀과 진정이 담긴 마음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멋있고 아름답습니다.


마음으로 볼 때 소중한 멋과 아름다움을 볼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시간 멋있는 나날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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