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논어읽기21]

【03-17】 57/498 돈보다 소중한 것들

by 백승호


【03-14】 54/498 주나라의 예를 따르는 이유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주나라는 하나라 은나라 두 왕조의 제도를 거울삼아 본받았으니 빛나고 성대하구나, 그 문물이여! 나는 주나라를 따르겠다.”라고 하셨다.


子曰 周監於二代하니 郁郁乎文哉라 吾從周호리라

자왈 주감어이대하니 욱욱호문재라 오종주호리라


【해설】

춘추시대에는 주나라는 해체되고 권위가 떨어졌다. 제후들이 권력을 쥐고 세력을 확장하는 시기였다. 공자는 비록 주나라가 권위를 잃고 있지만, 그 당시 권력자를 따르지 않고 문물이 빛났던 주나라를 따르겠다고 한 것이다. 공자가 가장 이상적인 나라고 생각하는 것이 주나라이다. 주나라는 하나라와 은나라의 예를 참고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주나라의 예가 완성본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주나라의 예를 따르고 더욱더 발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이다.



【03-15】 55/498 매사 묻는 것이 예의 본질이다.

공자께서 태묘에 들어가셔서 제사 절차를 물으시니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누가 추지방 사람의 아들이 예를 안다고 하였느냐? 태묘에 들어가서 매사를 묻는구나.”라고 하니 공자께서 들으시고 말씀하시기를, “이것이 예이다.”라고 하셨다.


子入大廟하사 每事問하신대 或曰孰謂鄹人之子知禮乎아 入大廟하여 每

자입태묘하사 매사문하신대 혹왈숙위추인지자지례호아 입태묘하야 매

事問이온여 子聞之하시고 曰是禮也니라。

사문이온여 자문지하시고 왈시예야니라。


【해설】

예의가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제사의 절차가 정해져 있고 아는 내용인데도 묻고 또 묻는다. 질문은 내가 알고 있는 것인지 확인하는 것과 동시에 다른 사람에게 답을 할 기회를 주어 그 사람을 높이는 것이기도 하다. 상대방을 진심으로 존중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공자는 태묘에 가서 제사 절차를 알면서도 물은 것은 신중하게 제사를 지내려는 것과 상대방을 존중하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이것이 예의 본질이다. 서로를 존중하여 가장 최선을 결과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협력의 힘이다. 협력하려면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 과거에는 제사는 큰 행사이다. 많은 사람이 함께 협력하여 제사를 정성스럽게 지내는데 묻고 함께 함으로써 서로를 빛내고 있다. 예의 본질은 서로 존중하며 묻는 것이다.



【03-16】 56/498 목적과 목표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활을 쏘는데 과녁을 뚫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사람마다 힘이 다르기 때문에 과녁을 맞히는 것을 중시했다. 이것이 예전의 활 쏘는 바른 도라고 했다.”라고 하셨다.

子曰射不主皮는 爲力不同科니 古之道也니라

자왈사부주피는 위력부동과니 고지도야니라


【해설】

어떤 일이든 목적과 목표가 뚜렷해야 한다. 목적은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으로 ‘왜 해야 하는가?’ 하는 이유를 정하는 것을 말한다. 목적은 궁극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목적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어서 주관적이고 추상적이며 이상적이다. 목표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해야 하는 구체적 방법이다. 목표는 목적 달성을 위한 과정이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상세하며 현실적이다. 무슨 일이든 목적을 세워야 방향이 바로 서고 방향이 바로 서야 목표를 정하고 방법을 세워 나아가야 한다. 활을 쏘는 이유는 활을 쏘며 도를 익히는 것이 목적이다. 과녁의 어디 부분에 맞느냐는 목표다. 과녁을 뚫는 것은 목적도 목표도 아니다. 목적과 목표에 맞는 행동을 해야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 방향 설정을 제대로 하고 목표를 하나하나 이루어야 의미 있는 삶이다.



【03-17】 57/498 돈보다 예의를

자공이 초하루마다 제사에 쓰는 양을 없애려고 하니,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사(자공)야 너는 그 양을 아까워하느냐? 나는 그 예를 더 아끼느니라.”라고 하셨다.

子貢이 欲去告朔之餼羊이어늘 子曰賜也 爾愛其羊가 我愛其禮하노라

자공이 욕거곡삭지희양이어늘 자왈사야 이애기양가 아애기례하노라


【해설】

상인 출신으로 이재 능력에 밝은 자공은 제사에 쓰는 희생을 아끼려 했다. 그래서 공자님은 자공에게 희생으로 사용하는 양(羊) 보다 예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친다. 재물은 써야 할 곳에는 꼭 써야 한다. 사소한데 아끼고 중요한데 쓰지 않는 사람이 있다. 예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비용이 들어도 재물을 써야 한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도 많은데 경제적 효율만 생각하는 것은 인색한 것이다.

시장만능 자본주의 사회에는 교환가치를 중시하고 돈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며 살아간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계속 줄어가고 있고 모든 것이 거래의 대상이 되었다. 자본주의는 인간의 얼굴을 상실하고 사람을 돈을 버는 자원으로 생각한 지 오래된 세상이다. 돈은 인간의 행복과 풍요로운 삶을 위한 수단인데 오히려 돈이 목적이 되면서 돈을 숭배하고 살아간다. 슬라보예 지젝의 말처럼 돈이 숭고한 대상이 되었고 종교가 되었다. 돈과 물질을 숭상하면서 모든 생명은 아픔을 겪는다.


좋은 책 : 박경리 지음 『생명의 아픔』

<토지>의 작가 박경리가 들려주는 환경이야기는 울림이 크다. 이 책에 “풍요와 오염은 동거 관계이며 환경오염은 바로 그 인공적인 풍요에서 출발합니다. 풍요하다는 것은 가시적이며 확실한 물질의 수량 여하에 따라 나타나니까요. 풍요롭다는 것은 안락 하다는 것이지만 오염은 고통을 유발합니다.”라는 말을 한다. 그리고 “문화는 반드시 생명을 위한 것입니다. 생명을 위해 창조하고 발견하고 균형을 잡아나가는 것입니다. 생명은 생명 아닌 것을 먹고살 수 없습니다. 식물도 퇴비를 먹고 살찌워나가는데 퇴비는 생명이 썩은 것입니다. 플라스틱이나 시멘트를 먹고사는 생명은 없습니다. 그것이 순환이고 생태계의 질서인 것입니다. 이 순환을 억제하고 방해하는 것이 물질 만능의 자본주의인 것입니다. 자본주의는 먹지 못하고 생존과 관계없는 것, 때로는 생존을 위협하는 것을 축적합니다.”라고 했습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생명을 더 아끼고 사람의 도리와 예를 중시하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공자님의 말씀과 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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