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3
말을 아는 것이 사람을 아는 것이고
사람을 알려면 말을 알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말을 아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소쉬르는 말이란 사람의 마음을 드러내는 기호라고 했습니다.
말을 하는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기호는 시니피에(signifié)
듣는 사람에게 겉으로 드러나는 기호는 시니피앙(signifiant)이라고 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말과 그 말속에 있는 말을 함께 하는 것이 지언(知言)입니다.
시니피앙은 겉으로 드러난 것인데
그 뒤에 숨어 있는 속뜻인 시니피에를 잘 헤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음 밖으로 드러나는 말인 파롤(Parole)과
마음 안에 감추어진 말인 랑그(Langue)를 잘 살펴보아야
말귀가 밝다고 하고 문해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즉, 시니피에와 랑그를 제대로 이해해야 말을 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말을 아는 것은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이라 아주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공자도 <논어> 맨 마지막에 지언(知言)을 강조합니다.
“말을 (옳고 그름과 참과 거짓) 알지 못하면
사람(착하고 악한 것, 현명하고 똑똑한 것, 바른 것과 그른 것 등)을 알 수 없을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말은 마음을 다 표현하지 않거나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속에 숨은 뜻을
듣는 사람이 헤아려야 한다는 것을 말한 것입니다.
맹자의 지언(知言)은 말의 겉과 속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방법을 말하고 있습니다.
제자 공손추가 맹자에게 “선생님의 장점은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맹자는
“나의 장점은 말을 알고 호연지기를 잘 기는 것이다.”라고 답합니다.
공손추가 다시 묻기를 “말을 안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요?”라고 하자
맹자가 대답하기를 “한쪽으로 치우친 말(피사詖辭)을 들으면 가려진 것을 알고,
방탕한 말(음사淫辭)에서 그 사람이 빠져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며,
사특한 말(사사邪辭)을 들으면 도리에 벗어난 것이 무엇인지 알고,
회피하는 말(둔사遁辭)을 들으면 무엇이 궁해서 그러한지 안다.
이러한 마음이 생겨나 정치를 해치고, 일을 망치는 것이다. 성인께서 다시 나오시더라도 나의 말에 동의하실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피사를 보면 선입견과 편견, 확증편향에 빠진 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고,
음사를 들으면 탐욕과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 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사를 들으면 이기적이고 남을 해치려는 마음을 알 수 있고,
둔사를 들으면 남 탓하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말을 안다는 것은 그 사람을 아는 것이기에 중요합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 거짓말, 숨기는 말, 숨기려는 말을 잘 헤아려야 진실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말이 그 사람이면 참 좋은데 그렇지 않은 것이 우리 삶입니다.
거짓말과 참말 사이에 있는 속 뜻인 시니피에와 랑그를 제대로
알아야 말하는 사람의 본모습을 알 수 있습니다.
폭로와 비방, 변명과 떠넘기기, 번드르르한 말과 아무말 대잔치로
정치인들의 말이 온 세상을 덮고 있습니다.
‘피음사둔(詖淫邪遁)’ 네 가지 말을 잘 헤아려
말하는 사람의 진짜 속마음을 잘 알아야 그 사람의 본모습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