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영화속의 비행2
영화 “Sully”는 배경이 된 사건 자체의 사회적 반향과 관객의 관심으로 픽션의 가미가 불필요했던 영화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항공관련 영화는 비행이라는 잠재적 호기심의 요인에 스릴, 긴장감, 쾌감을 더하기 위해 많은 허구적인 요인을 가미한다. 영화에서의 픽션은 상업적 요구에 부응하고 관객의 흥미를 배가하는 촉매제 같은 것이다. 관련 분야에 대한 지식이 없는 관객들을 몰입하게 하는 흡인력을 제공하지만 조종사들에게는 마치 배합이 맞지 않는 커피나 간이 되지 않은 음식을 섭취한는 것처럼 감흥을 갖기가 쉽지 않다.
자동차와 배와 비행기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회는 많이 있다. 하지만 유독 비행기에 대한 영화만이 픽션과 비현실적인 요인이 더욱 많이 담겨있다고 생각 된는 것이 편견일지 모르겠다.
대통령 1호기에 테러범이 진입하고 이를 제압하고 복잡한 비행기를 조종까지 하는 대통령의 상황은 정서적으로 동조가 되질않는다. 슈퍼맨을 대통령으로 세워논 느낌이랄까. 폭력적 요인들의 구성은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자신의 가족과 주변을 지키는 남성으로서 책임감을 현실적으로 구현시켜 정서적 동의를 끌어내게 하고, 정의감이 충만한 남자의 이미지와 대통령의 능력과 책임감을 의도적으로 겹쳐지게 함으로써 과장되지만 공감과 몰입으로 관객을 이끈다. 하지만 그 이후 비행을 조종하는 부분에서는 동의하기 힘들고, 조소하게 되는 것은 남의 영역에 대한 침범과 가볍게 치부된 감에 대한 반감인지 모르겠다.
또 비행 조종의 경험이 전혀 없는 형사가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위해 B747-400 비행기를 조종하는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랑의 묘약 정도로 이해하기에는 그 간극이 너무 큰감이 있다. 747-400 비행기는 이제는 다른 주력기종에 밀려 퇴역의 길을 걷고 있지만 크기와 기술적 완성도의 있어서 최고의 비행기였다. 해당 비행기의 기장이 되기위해서는 입문하는 순간부터 최소 15년이상의 시간이 요구된다. 비경력자인 주인공은 비상상황에 처하게되고 베테랑 조종사도 감당할 수없는 현실을 맞게되며 의연하고 결연하게 상황을 대처한다. 자동기능이 고장난 상태에서 3도의 강하각을 유지 하면서 정밀 계기 접근을 이행한다. 각종 제원의 셋팅은 외부 전문가와의 레디오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루어진다. 기상까지 호의적이지 않아 활주로는 보이지 않고 항공기는 심각한 상황을 연속해서 넘나들며 접근한다. 관객은 선의의 편에 서게 되어있고 이를 대변하는 주인공은 분연히 불의와 사투하며, 관객에게는 그 누구에게도 반감을 가질 틈을 허용치 않는다. 주인공은 의연하고 정의로울 뿐이다. 그가 가진 초능력의 힘과 기능으로 안전하게 지상에 착륙시키고 관객의 정서적 감흥은 초고조가 되어 끝이난다. 게임이 일반화되고, 인터넷속에서 많은 유사체험이 가능한 세상이라 하더라도 이 분야를 아는 사람으로서는 재미있게 영화를 즐기기에는 무리가 있다.
영화는 현실과 가상의 어디에서 만남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흥미와 관심이 배가된다. 순수한 현실은 진부하고 철저한 가상은 허무맹랑하다. 사람들의 관심과 몰입은 이처럼 현실 속에서의 불가능성이 적절히 가미되고 정의감과 선의와 타협이 될 때 생기는 마취 효과 같은 것이다.
관객의 재미를 빼앗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조종사의 입장에서 느낀바를 얘기하고 어떠한 일이 비행기에서 일어날때 영화와 현실은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관객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것 뿐이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유명인들이 자신들의 직업을 유지하면서 전문 비행기를 조종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컨트리가수 존 덴버는 수집가들만이 타는 실험 비행기(Experimental)를 조종하다가 비행 결함과 조종 미숙으로 캘리포니아에서 사망하였다. 세기의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은 비행을 광적으로 좋아했다고 알려져 있다. 외국 연주를 위해 B747 비행기를 자신이 직접 조종하고 다녔던 사실은 유명하다.
항공관련 영화는 911사건 이전 항공 보안과 안전 시스템이 현재와 같지 않은 시절에 가능했던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 다수이다. 실제 있었던 사실을 소재로 허구가 가미되지 않은 영화 Sully는 개인적으로 의미와 무게가 있었다. 하지만 관객에게 짙은 허구로 각색된 비현실적 상황은 무료한 세상에서 한번쯤 경험하고 싶은 가상현실과 의 만남과 같은 것이고 그로 인해 잠시 취해보는 마취 효과는 다시 갈증을 해결해주는 청량음료 같은 것일 것이다.
어느 시대보다도 항공 보안의 문제가 정점에 있고 로보트 부기장이 비행에 성공했다는 뉴스가 나오는 시대에 비행에 관련된 영화가 앞으로는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