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지난 2023년 3월에 썼습니다. 문득 생각이 나서 다시 읽다 보니 이곳에 올리고 싶어 졌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섬에 대하여 흥미를 느끼게 된 시기는 중학생 때였습니다. 부산에 있는 그 학교는 제법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부산 앞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였습니다. 그런데 자그만 체구를 가지신 미술담당 선생님께서는 툭하면 도화지에다가 오륙도를 그리게 하셨습니다. 한 시간 내내 말이지요. 그림 그리는 일에 영 소질이 없었던 제게 그 시간은 정말 따분하고 지루했습니다. 왜 허구한 날 오륙도만 그리게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때는 대충 시간을 때우려 그러시나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림에 재능이 있는 급우들이 그린 오륙도 그림을 보노라면 묘한 신비감이 들곤 했습니다. 섬이란 참 매력적이구나!
첫 번째 고등학교는 1학년에 입학한 후 약 두 달 정도만 다녔는데 영도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매일 시내버스를 타고 영도다리를 건너 섬 주변 경관을 보다 보니 바다의 아름다움이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영도에 있는 태종대를 가보았는데 절경 때문인지 관광객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하지만 첫 학교에 들어간 지 두어 달 후 내륙에 있는 학교로 전학을 하는 바람에 바다와 섬을 접할 기회가 많이 없었습니다.
섬과 바다가 제 삶 속에 다시 다가온 것은 그로부터 약 15년이 지나서였습니다. 군종목사로 사역 중 전남 강진에 있는 해안부대로 발령이 나면서였습니다. 예하 부대들이 장흥 진도 완도 등지에 위치해 있어서 거의 매일 바다를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벌써 약 30년 세월이 흘렀군요. 진도대교와 완도대교 위로 차를 몰고 가노라면 바로 눈앞에 영화 속 명장면 같이 정말 멋있는 전경이 펼쳐지는 것이 아닙니까?
가끔 군부대 경비정을 타고 바지선에서 근무하는 병사들과 해안가 레이더 기지에서 고생하는 부대원들을 격려하러 갔습니다. 조그만 크기의 경비정을 타고 두 시간을 달리면 바지선이 나왔습니다. 주변에 펼쳐진 드넓은 바다는 제 마음을 시원스레 뚫어주었지요. 레이더 기지는 대개 해안선에 위치해 있었는데 눈이 시리도록 깨끗했던 바다색이 많이도 그립군요.
어느 날인가 조용하고 편안한 느낌이 드는 작은 섬으로 병사들을 만나러 갔는데 덩치가 산만한 부대원이 그러더군요. ‘여기가 바로 프로 레슬러 김일 선수의 고향인 거금도입니다. 저 같은 체격은 여기서는 보통입니다.’ 기회가 되면 그 섬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네요.
바다와 섬의 매력에 더 깊이 빠진 것은 경남 통영에서 목회할 때입니다. 남해와 삼천포 그리고 고성, 통영과 거제 그리고 마산과 부산. 해안선을 따라 차를 몰다보면 그냥 동화 속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 들곤 했습니다. 통영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섬들도 인상 깊었지만 거제에서 부산으로 향할 때 감상할 수 있는 섬들은 때로 웅장해 보였습니다. 어떤 크기든지 섬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 마력을 가진 것 같습니다. 마치 어릴 적 느꼈던 어머니 품속 같이 따스한 영혼의 고향 같기도 하고요.
‘저 멀리 동해바다 외로운 섬 / 오늘도 거센 바람 불어오겠지 / 조그만 얼굴로 바람맞으니 / 독도야 간밤에 잘 잤느냐 / 아리랑 아리랑 홀로 아리랑 /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 보자 / 가다가 힘들면 쉬어가더라도 / 손잡고 가보자 같이 가보자’
아직 가본 적은 없으나 늘 제 마음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독도에 관한 노래 ‘홀로 아리랑’입니다. 독도는 아름다운 대한민국 땅입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우리 섬입니다. 참으로 아름다운 우리 섬 독도를 잘 보전하여 후손들에게 길이길이 물려주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