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별난인간이다
발을 바닥에 안닿게 하고 사는
공중인간처럼
나는 정처없이 떠돌뿐 정착하지 못한다
나는 인간을 사랑하기도 하지만
지독하게 혐오한다
이기적이기만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바로 인간이기때문이다
그 종족에게서 사랑을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이며
그 인간들에게 사랑이란 냄새를 맡을때엔
불현듯 불쾌감이 일어난다
금세 사라질 진정성 없는
안개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내가 이곳에 뒤섞여 있다는 것은
완벽하신 신의 실수는 아닌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더럽지만 아주 살짝은 깨끗해질 수 있다
그 작은 깨끗함이 형체를 갖출 즈음엔
나를 이곳에서 빼내 주실까
아니면 일찍 찌끄래기처럼
파쇄해버리실까
나는 작지만 클 수도 있기에
희망을 품고 물도 주고 퇴비를 주시듯
소중히 나를 가꾸시겠지
비도 주시고 햇빛도 주시고
가끔 웃을 일도 주시며
나를 조련하시나보다
언제 말 들을래?
그래서 계속 새로운 아침이 시작된다
다시 리셋된다
나는 어제처럼 똑같이 사는 로봇이기도하고
어제와 조금 다른 생각을 하는 인간이기도 하다
매일 씻고 매일 밥먹는 것은
지겹기도 한데 새롭다
매번 다른 음식을 먹는데
나는 왜 매일 제 자리일까
내 다리에 큰 돌덩어리를
매달아 바다에 던져놓으니
나는 계속 끌려들어간다
나는 헤엄치지만 더 밑으로 빠져간다
누가 내 다리끈을 끊어줄 수 있을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를 보고 있는 그 존재만이
나를 구할 수 있다
나를 만든 그 존재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