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낯선 땅에 발을 들이다

by ORA

내 인생에 가장 무모하고도 행복했던 그 시절의 이야기를 남겨보려 한다.


그 시절, 백신이 보급되면서 코로나의 기세는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한국 사람들은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돌아다녔다.


대학 입학과 함께 코로나가 심해져서 그런지, 원하던 대학 생활을 마음껏 즐기지 못했던 나는 졸업 직전 대학 생활 로망 중 하나였던 [교환학생]에 도전했다. 혼자 밤 길거리 돌아다니기도 두려워했던 내가 타지에서 홀로 생활한다니. 되돌아보면 당시 마음속에 품고 있던 유럽 대륙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 그리고 여행에 대한 갈망이 커다란 용기를 만들어주었던 것 같다. 이 용기를 자양분 삼아 교환학생 지원에 필요한 서류를 하나하나 준비했다. 그리고 마침내 오스트리아 소도시에 있는 한 대학교에 입학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그곳이 본교 전공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전공 수업이 영어로 열리는 유일한 대학교였다. 소도시 이름은 특정 방지를 위해 앞으로 A라 부르겠다.)


정규 학기가 시작되기 2주 전, 나는 기숙사 입소를 위해 조금 이르게 오스트리아로 떠났다. 왜 굳이 학기 시작 한참 전에 기숙사 입소를 했느냐고 물어본다면 2주 늦게 가나 먼저 가나 지불하는 기숙사 비용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본교에서 파견 가는 인원이 나 혼자였기에 한국에서 오스트리아 A도시까지 오로지 나 혼자 힘만으로 찾아가야 했다. 비행기 수속을 마치고 가족들에게 씩씩하게 인사하며 출국장으로 들어갔지만 막상 비행기에 혼자 타게 되자 나도 몰래 눈물이 또르륵 흐르고 말았다. 한 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낯선 땅에서 홀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현실이 그제야 실감되기 시작했다. 할 수 있다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자 비행이 시작됐다. 두려움이 지배했던 내 마음은 어느새 설렘으로 가득 찼다. 기내식과 기내 엔터테인먼트를 즐기고 간간히 잠도 잤더니 어느새 비행기는 비엔나에 착륙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바깥으로 보이는 유럽식 풍경에 흥분되기 시작했다. 6개월 거주 비자가 있었기에 입국 수속은 수월하게 끝났다. 수하물 찾는 곳으로 터벅터벅 걸어가 맡겨둔 커다란 캐리어 2개를 찾았다.


등에는 큰 백팩. 양손에는 캐리어 1개씩과 그 손잡이에 꽂힌 커다란 쇼핑 가방과 함께 낯선 땅에 발을 들였다. 이제 남은 건 A도시 기숙사까지 무사히 도착하는 것. 모든 것이 처음이라 낯선 도시에서 무거운 짐과 함께 엄청난 길 찾기 여정을 시작되었다.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