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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因緣)

by 이종열

《인연(因緣)》


연못은 흘러나가는 물을 붙잡지 않는다

죽어도 살아도 함께하는 연꽃만 있으면 된다

동지섣달이 가고 나면 정월 보름달이 온다

엄동의 긴긴밤에 한 이불을 덮고자도

등 돌리면 남남이다 빈틈으로 파고드는

동짓달 황소바람에 등골이 시리다

물거울에 비친 마른 연잎에 시린 앙금은

애틋한 봄날의 연둣빛에 날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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