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멍

by 이종열

《비멍》


보슬비로 시작해서

작달비로 내리다가

점심에 실비로 쉰다

오후에 다시 가랑비로

시작해서 달구비로 쏟더니

한밤에 가루비로 잠든다

비멍에 흠뻑 마음 스민 날

흘러내린 빗물이 더러워진

창문을 말끔히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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