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정원 개관 D-5일》

by 이종열

세상은 속도를 성취라 말합니다.

그러나 여기, 속도 대신 시간을 선택한 공간이 있습니다.

떠돌던 유물과 기록이

제 이름을 되찾아 제자리에 안착하는 곳.

달정원(月庭園, 달품서가 자개정원)이

오는 3월 1일 문을 엽니다.

이곳은 희귀함을 과시하는 수장고가 아닙니다.

비움으로 완성되는 달항아리,

빛을 머금은 자개장,

그리고 조선 지식 공학의 결을 품은 기록들이

서로의 자리를 존중하며 놓이는 공간입니다.

600년의 시간을 건너와

안착한 《영락해저보상대반》처럼,

달정원은 유행이 아닌 축적을 선택합니다.

문화재는 소장자가 주인공이 아닙니다.

보고 즐기는 이가 주인입니다.

달정원은 소유의 종착지가 아니라

시간이 머무는 자리입니다.

환수된 문화재가 소비되지 않고 이어지는 장소,

지역의 시간 감각을 지키는 공간으로 서겠습니다.

3월의 첫날,

잠시 속도를 내려놓고

함께 달정원의 닻을 내려 주세요.


개관 안내

일시: 2026년 3월 1일 (일)

장소: 경상남도 사천시 사천읍 두량리 256

(네비게이션: ‘북사동 보건진료소’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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