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와 제자리 D-2》

by 이종열

AI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로봇은 노동을 대신하고,

계산과 반복은 더 빠르고 정확해집니다.

속도와 효율은 극대화됩니다.

그러나 인간의 시간은

여전히 유한합니다.

기계는 생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머물 수는 없습니다.

계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속도는 앞서가지만

의미는 머무는 곳에서 만들어집니다.

미래를 지탱하는 힘은

더 빠른 기술이 아니라

방향입니다.

데이터가 아니라

자연과 문화예술입니다.

우리는 가진 것으로 자신을 설명합니다.

그러나 사물은 소유되는 순간

제자리를 잃기도 합니다.

달정원은 모으기 위해 시작한 공간이 아닙니다.

흩어졌던 것을

제자리에 돌려놓기 위해 만든 자리입니다.

달항아리는 누군가의 것이기 전에

시대의 숨결이었고,

자개장은 장식이기 전에

빛을 다루는 구조였습니다.

서책은 수집품이 아니라

지식이 서는 질서였습니다.

달정원은 그것을

다시 그렇게 놓습니다.

AI가 대신할 수 없는 것.

로봇이 복제할 수 없는 것.

시간이 스며야만 완성되는 것.

자연과 문화예술은

소유될 때가 아니라

제자리에 놓일 때 살아납니다.

문화재의 주인은 소장자가 아닙니다.

머무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이곳은 전시장이 아니라

제자리입니다.


개관 안내

일시: 2026년 3월 1일 (일)

장소: 경상남도 사천시 사천읍 두량리 256

(네비게이션: ‘북사동 보건진료소’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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