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과 나무 수목원》

by 이종열

사람이 만들었다.

옮겨진 돌이 뿌리를 내렸다.

의도를 가진 손이 한 일이다.

그 다음은 나무였다.

심어졌고, 자랐고, 계절을 통과했다.

잎이 나고 지고, 꽃이 피고 사라지는 시간을 반복한다.

사진 속 돌은 가운데 앉아 있다.

움푹 패인 그릇처럼

비를 담고 햇빛을 식히며

지나간 계절을 고요하게 쌓아왔다.

그 주위를 나무들이 지나간다.

아직 잎이 없는 가지들,

겨울과 봄 사이

변화의 중간에 서 있다.

뒤편의 소나무는 오래 버텨온 몸이다.

휘어진 가지는

곧음을 잃은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바꾼 방향이다.

이 공간에는 세 가지 시간이 겹쳐 있다.

만들어진 시간, 지나가는 시간, 남아 있는 시간.

사람은 만들고

나무는 지나가고

돌은 남는다.

그래서 이 풍경은 정원이 아니다.

의도와 생명과 시간이

한 자리에 놓인 구조다.

돌은 이미 지난 시간을 담고 있고

나무는 지금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

그 사이에 서 있는 나는

아직 어느 시간에도 속하지 못한 채

경계에 머문다.

그러나 나 또한 지나갈 것이고

무언가는 남을 것이다.

그때까지

나는 돌과 나무 사이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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