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중첩: 돌과 나무, 그리고 사람》

by 이종열

생각이 먼저였다.

뒤따라 손이 움직였다.

손에 붙잡힌 돌이 자리를 잡았을 때,

이곳의 공간은 의미를 입었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일 뿐, 완성은 나무의 몫이었다.

심어진 나무는 계절을 통과하며 잎을 내고 지우기를 반복한다.

사람은 떠났고, 나무는 남아 시간을 통과한다.

중심에는 돌이 앉아 있다.

움푹 패인 돌은 그릇이 되어 비를 담고 햇빛을 식히며

지나간 계절을 조용히 쌓아왔다.

나무들이 그 주위를 스쳐 지나가는 동안

돌은 침묵으로 그 모든 움직임을 받아낸다.

뒤편의 소나무는 기록이다.

휘어진 가지는 곧음을 잃은 것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해 방향을 바꾼 시간의 흔적이다.

살아 있는 것은 모두 그렇게 자신의 선을 바꾼다.

이 정원에는 세 가지 시간이 겹쳐 흐른다.

만들어진 시간, 지나가는 시간, 남아 있는 시간.

사람은 만들고

나무는 지나가고

돌은 남는다.

그 사이에 서 있는 나는

아직 어느 시간에도 속하지 못한 채

경계에 머문다.

그러나 나 또한 지나갈 것이고

무언가는 남을 것이다.

나무로 서서

돌의 눈으로 이 구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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