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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쁘쯔뜨끄 Apr 01. 2016

이별 전조현상

알고도 모른척 했을 뿐이야.


전조현상이 있다.


대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두꺼비떼가 대 이동을 하고,

해일이 오기 전에

돌고래떼가 해안가에서 떼죽음 당하고,

여름날 한바탕 비가 쏟아지기 전에

진한 흙냄새가 나고,

벚꽃봉오리 피우기 전에

살떨리는 추위가 오곤한다.



어쩌면 그와 이별 하기 전에

이미 그런 일들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가 좋아하는 김치전을 부쳐주다

기름이 목에 튀어 소리치며 목을 부여잡았던  그날,

평소의 그 였더라면

속상하다고 소리 치며

얼음을 먼저 가지고 나에게 뛰어 와

내 목을 먼저 살폈을 텐데,


그 날,

그는 나 보다 가스불 위 김치전으로 먼저 달려갔다.

혼자 목욕탕으로 달려가 목에 찬물을 끼얹으며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섭섭하다 했었다.


그 때, 알았어야 했다.

아니 사실 그때 알았다.


야근이 많다고 보지 못한 날이 많았고,

만나서 내 손보다

스마트 폰을 붙잡고 있는 시간이 길었고,

서로의 하루하루를 궁금하기보다

드라마 주인공의 하루를 궁금하기 시작했을 때.


알았지만, 모른 척 했다.


그의 사랑도

나의 사랑도 끝나가고 있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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