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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hye Aug 14. 2024

아이를 움직이게 하는 것

제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진심으로 칭찬하며 그 칭찬을 아끼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어떤가? 사람들은 어떤 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부하직원들을 쥐 잡듯이 잡고, 마음에 들면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중에서



9살 딸의 방은 항상 지저분하다. 슬라임 도구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장난감과 인형은 널브러져 있으며, 책은 구석에 삐죽빼죽 처박혀 있다. 입은 옷은 벗은 채로 그대로 그 자리에 허물처럼 있다. 이쁜 애들은 방이 지저분한 건지, 그녀의 방은 도통 맘에 들지 않는다.
방 정리 좀 하라고 타일러도 듣지 않는다. 그럼 같이 하자고 내가 움직이면 그제야 딸은 엉덩이를 들고일어난다.


청소로 실랑이를 하던 날, 선배 맘에게 들은 조언이 불현듯 떠올라 잔소리대신 칭찬을 해봤다. 책상을 조금이라도 치운 것 같으면 "정리 너무 잘 한다. 정리할 마음을 안 먹어서 그런 거구나?"
책장을 살짝 정리했으면 "책장이 깔끔해졌어. 너무 잘 했다."

엄마 눈에는 깔끔하지 않아도 몇 번 이렇게 칭찬을 해줬다. 그러던 어느 날, 학원 마치고 집에 온 딸이 자기 방에서 사부작사부작하더니 나를 불렀다.


그녀: "엄마, 눈 감고 내 방으로 와봐. 깜짝 놀랄 거야."
나: (눈을 뜨며 호들갑스럽게) "우와, 너무 깨끗해. 방이 환해졌어. 정리 여왕이네!엄마 마음에 쏙 들어."

​엄마의 진심 담은 아끼지 않은 칭찬에 딸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어깨를 으쓱한다. 그 뒤로 지저분한 방을 (몇 번은 가 치우긴 했으나) 대체로 그녀가 정리하고 있.

자녀를 움직이게 하는 것은 잔소리가 아니라 칭찬임을 그녀를 보며 깨달았다. 진심 담은 아끼지 않는 칭찬,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는 칭찬은 다음 행동을 하도록 북돋아 다.

자연스레 칭찬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칭찬을 받는 것도, 하는 것도 익숙지 않아 표현하는 일이 쉽지 않다. 나를 향한 칭찬도, 자녀를 향한 칭찬도.

책에서, 선배 맘의 조언으로 연습하고 훈련해서 이제는 조금 할만하다.
칭찬도 자꾸 해야 느는 듯하다. 아이에게도, 나에게도 아끼지 않는 칭찬을 해주는, 자라는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엄마가 되기를.


지혜로운 숲님의 필사모임 '꿈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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