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필(꿈을 이루는 필사) Day. 468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은
누군가에게 행복을 위탁하지 않는다.
If you know how to enjoy your time alone
Don't entrust happiness to somebody.
-《잘될 수밖에 없는 너에게》, 최서영
'이렇게까지 인간관계가 좁아진다고?'
나와 가족들만 살피고 사는 요즘. 필사와 기도가 베프고 독서와 글쓰기가 취미인 나날들. 그래도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자 지난주 화이트데이에 책 몇 권을 챙겨 집을 나섰다.
외부 음식 반입도 되는 커피 자부심 가득한 공간에서 나에게 크리미 라테를 사주고 스티커의 그녀처럼 셀카도 남기고. 무채색 인테리어의 카페에서 《무채색의 삶이라고 생각했지만》을 읽었다.
무채색의 공간도 이렇게 멋있을 수 있다니! 카페에 들어서자 블랙톤이 주를 이루는 깔끔한 인테리어가 시크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었다. 알록달록하고 밝은 무드의 카페만 예쁘다고 여긴 나의 생각을 바꾸어 놓기에 충분했다.
인생의 스케치북 안에는 빨강, 파랑, 노랑의 유채색으로 채우는 페이지도 있고 검정, 하양, 회색뿐인 무채색으로 채우는 페이지도 있을 것이다. 나는 형형색색의 유채색 페이지로만 채우고 싶었다. 선명하고 확 드러나서 좋아 보였기에. 내가 계획한 일이 성공하고 꿈꾸는 자리로 올라가고, 가지고 싶은 물건을 얻고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는 일들. 그것이 의미 있는 삶이며 행복이라 여겼다. 그런데 살다 보니 무채색 삶이라고 느껴지는 순간이 온다. 평범하고 단조로운 일상이 이어지는 날들, 실패 후 흘러가는 일상을 살아내는 일. 지금 내 자리가 썩 마음에 들지도, 하고 싶지 않으나 그 자리를 지켜내야 하는 순간들.
글도 삶도 담백하고 단정하게 정돈하자.
무채색의 공간을 바라보고 있으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무채색의 삶은 평범하고 단조로운 보통의 일상이 이어지는 날이겠으나, 담백하고 단정하게 삶을 정돈하는 시기 같기도 하다. 무채색 삶이라 생각되어도 지금은 이 자리에서 믿음과 순종으로, 기도로 살아내는 것. 새 학년이 되어 긴장한 남매 곁에 바싹 붙어 있는 엄마,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맛있는 저녁 식사를 준비하는 아내, 읽고 걷고 쓰는 사람.
무채색의 삶도, 유채색의 삶도 모두 의미 있고 소중하지 않을까? 그러니 공간이 주는 깨달음으로 무채색 페이지를 잘 마무리하길. 그래서 알록달록, 스펙터클한 유채색 페이지에서도 행복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