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노트>
하이타니 겐지로 소설 <외톨이 동물원-서문>
너희가 모르는 곳에
갖가지 인생이 있다
너희 인생이
둘도 없이 소중하듯
너희가 모르는 인생도
둘도 없이 소중하다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모르는 인생을 사랑하는 일이다
문태준 산문 <쓰다듬는 것이 열애입니다>
서로가 쓰다듬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것입니다. (중략)
나를 걱정해 주는 당신의 목소리도 그렇습니다 모두 살뜰히 쓰다듬는 일입니다. 쓰다듬는다는 것은 "내 마음이 좀 그렇다"라는 말입니다. 말로 다할 수 없어 그냥 쓰다듬을 뿐입니다. 말을 해도 고작 입속말로 웅얼웅얼하는 것입니다.
김사인 시 <조용한 일>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공감은 모르는 인생도 소중히 대하는 것
사랑하는 사람의 모르는 인생도 사랑하는 일
말로 손으로 마음으로 쓰다듬어주는 일
"그랬구나"
때론 말없이 곁에 있어주는 일
2011년에 방영된 '무한도전' 무한상사 오피스 특집이 너무 재밌고 의미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자는 취지로 멤버들끼리 두 명씩 손을 잡고 "그랬구나, 이제야 알겠다."라고 말하며 속내를 얘기하던 시간.
"그랬구나, 이제야 알겠다."
무한도전 속 이 말처럼, 나를 찾아온 누군가의 고민에 어쩌고저쩌고하기 전에 '그랬구나'라고 말하며 들어주기. 잠자코 들어주는 것도 능력인 것 같다. 그저 힘들어하는 사람과 같은 표정을 지으며,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그 별것 아닌 위로가 진짜 공감이 아닐까? 정답을 알고 있을 상대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내기. 혹여나 조언을 구한다면 진심 담긴 조언을 건네기.
고민을 토로하는 자녀에게 '그랬구나'보다 '그래서?'라고 다그칠 때가 더 많은 내 모습이 떠오른다. 충분히 공감해 준 후에 내 생각을 전해야지. 입이 근질거려도 꾹 참고, 일단 들어주기부터. 때론 말없이 곁에 있어주면서 말이다.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감'을 아이에게 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