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이루는 필사 705번째
1집에 실렸던 내 노래는 히트곡이 되지 못했지만 2집에 실린 이 노래는 대중음악 작곡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주었다. 또 하나의 문이 열린 셈이다. 돌이켜보면, 젊은 시절의 모든 좌절과 모든 실패는 마치 내가 대중음악 작곡가 되기 위해 일어난 일들 같다. 그러니, 삶의 여정 속에 있는 그대여,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쉽게 좌절하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 당신이 힘들고 어렵다고 느끼는 그 일은 또 다른 문 하나를 여는 열쇠일 수 있으니.
-<삶의 속도는 안단테>, 김형석
목적하는 바를 이루는 성공.
이왕이면 성공의 문이 활짝 열리기를 바라며, 우리는 그 문을 열기 위해 애를 쓰며 살아간다. 손잡이를 여러 번 돌려 보기도 하고, 문을 힘껏 밀어 보기도 하면서.
그러나 세상 모든 문이 우리의 뜻대로 열리지는 않는다.
어떤 문은 단단히 잠겨 있고, 아무리 두드려도 묵묵부답일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좌절하고 스스로의 한계를 탓하며 돌아서기도 한다.
실패 속에서 허우적대다 뭐라도 잡고 싶어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쓰다 보니 이상하게 괜찮아지는 게 아니겠는가. 종이 위에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쓰며 힘든 마음을 풀어놓으니 인생의 번뇌가 조금씩 해소되고 상처가 천천히 아물어 갔다.
다이어리조차 쓰지 않던 내가 이제는 쓰지 않고는 하루를 마무리하기 어려울 만큼 쓰기에 빠져 있다.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넘어 누군가도 읽고 싶은 이야기를 쓰고 싶어 블로그에 손을 담갔고, 브런치의 문까지 열어젖혔다.
실패를 통과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닫힌 문이 나를 막은 것이 아니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었다는 것을.
어쩌면 성공이란 모든 문을 여는 힘이 아니라, 닫힌 문 앞에서도 머물 줄 아는 마음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조급함을 내려놓고 (책 제목처럼) 삶의 속도를 안단테로 낮출 때, 우리는 비로소 또 하나의 문이 조용히 열리고 있음을 알아차리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