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본 하늘은 정말 내가 바라본 그대로의 하늘이었을까?
나는 하늘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 저것이 설령 만들어진 것이라고 해도, 저것이 설령 더러운 것으로 그득한 누군가의 천장이라고 해도. 저렇게 넓고 광활한 광경을 보고 있으면 기분은 좋지 않나? 다른 것은 필요도 없이,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는 무아의 저편. 그게 마음에 들어서 나는 하루종일 하늘을 구경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이 솟아올랐다.
호승심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고, 동경심이라고 하기에는 불순했고, 순수한 행복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추했다. 그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의도적으로 시선을 회피하고, 그런 곳을 쳐다보기만 했다. 하늘을 바라보지 않은지, 진심으로 하늘에 눈을 돌린지 1년이 넘게 지나가지만, 나는 아직도 내 뇌리에 남은 그 아름다운 하늘의 광경을 잊지 못한다.
하늘을 바라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바라볼 수 있는 입장인 터였던 나에게, 더 이상의 감정은 사치인듯 스스로 단정 지은 나는 감정을 배재하고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 욕망에 솔직하게, 욕심을 가지고, 아무런 생각 없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는 않되, 나 자신을 망가뜨리기 위해.
그러다보니, 이제 내 눈 앞에 보였던 하늘의 뜻이 생각나지 않았다. 내 앞에 있는 하늘은 멀쩡한 하늘이었을까? 아니, 정녕 내가 생각하는 하늘이 맞기는 할까?
내 꿈, 이상. 그게 하늘이었다. 작가를 죽도록 원하는 나의 이상이었다. 다만, 한 가지 의문을 가질 것이 있었다면, 저건 닿을 수 있는 하늘이긴 했을까? 내가 내 손으로 손에 넣을 수 있는 이상 너머의 이상적인 이상이었을까?
=오, 저런. 그럴 리가.
머릿속에서 잔치를 보내듯 비웃는다. 나 자신을 비웃는 수천 수만의 얼굴들이 나를 주시한다. 시선을 쇄도하며 내 팔 다리를 이끈다. 그러고는 억지로 머리를 잡아 하늘을 주시시켰다.
닿을 수 없는 꿈. 닿을 수 없는 별. 닿을 수 없더라도 달려나가야 했는데도, 달려나가지 못한다. 한 번 녹아내린 날개는 두 번 다시 만들 수 없었으니까. 이미 전신은 재가 되었고, 나만의 세상에 흩뿌려져서 작은 납골당에 안치되었으니까.
한심하다. 그렇게 생각했다.
기억이 점차 희미해져간다. 이유는 생각나지도 않는다. 몇 가지의 단어부터 시작해, 다른 사람의 이름, 얼굴, 체격, 체력. 그 모든 것이 기억나지 않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는, 습관은. 꿈은?
그런 것은 기억할 필요도 없을 뿐더러, 기억해봤자 불쾌함을 불러일으킬 뿐. 그렇게 생각하며 피로 된 눈물을 흘리는 동시에 바라본 하늘은 칠해 놓았던 색깔이 바래지기 시작했다. 또 다시 시작되는 회색의 풍경. 수 년전부터 보이기 시작했던 무채색의 세계가 다시 나를 초대했다.
나는 그것이 기쁘다며 그 안으로 들어간다. 다른 누군가는 필요없이, 다른 사람이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들어가는 것이 해결사가 되고 싶었던 인간의 말로다.
-안에 들어갔던 너는 그 안에서 투명한 괴물을 보았고, 별을 집어삼키는 거대한 입을 보았다.
안에는 심연이 있었다. 나는 별을 옮기며 그 입으로 별을 집어넣는다. 손의 형태가 남지 않는다고 해도 멈추지 않는다. 심연은 컴컴한 어둠 속에서 만족스럽다는 듯이 트름을 뱉어냈다.
분함이 느껴지지 않는 건가? 더 이상 울지는 않는 건가? 진심으로 슬퍼하던 나날은 저 멀리로 사라지고, 이젠 거짓된 웃음만이 남았구나! 아아, 불쌍하지도 않은 멍청한 인간! 그럴수록 거대하게 웃어라! 거짓된 웃음을 이리저리 흩뿌리며 천천히 너의 모든 것을 지워내자! 세상에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도록! 다른 사람의 통곡이나 절망이 더 이상 들리지 않도록! 진실을 거짓으로 덧씌우자!
거짓된 것을 자신에게 보이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일은 없으니, 너는 이미 수많은 우자임에 틀림 없을 것이다.
-꿈을 보고 싶었는데, 그러기에는 살아가는 것이 죽음보다 두려웠다.
고통은 무섭다. 그렇기에 앞에 있는 고통을 두려워하기 보다 저 멀리 있는 안식이 부럽기도 하다.
언젠가는 닿을 수 있겠지, 닿기 전에는 수많은 세월을 재물로 삼겠지.
하늘을 바라보고 있던 너는 한숨을 쉴 새도 없이 너의 주위를 둘러보았다. 다들, 너를 두고 떠나고 말았다. 아니, 그들은 잠시 쉬고 있던 것에 불과했다. 너는 그저 천천히 걸어나가며, 그것이 최선인 양 거짓을 흩뿌리며, 결국 그것이 진실이 될 때쯤에 슬퍼하며 후회했다. 다만 염려는 마라. 다른 색으로 바래진 하늘에 닿는 법은 더욱 간단해졌으니.
하늘은 꿈, 드높은 이상이오. 그것에 닿을 수 없다고 해도, 결국 언젠가는 닿을 수 있겠지. 지금은 그저 가정의 이야기요. 그것에 벗어날 수 없는 것은 가증할 상식의 병 때문이오. 그것을 증오하기 보다는 그저 영혼에 가두며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기를 바라오. 포기하지 않고 달려나간다면... 언젠가는 닿을 수 있겠지. 그래, 분명 그럴 것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