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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민우 Sep 26. 2023

자립

사색, 한 가지 색

 나는 고독과 싸우고 주관을 잃었다. 자의는 타인이 있을 때에 성립되며, 패자는 자신을 잃어버린다. 고독사다. 온전히 정말 나 혼자였으면 괜찮았을까?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가정은 상당한 허무함을 남긴다. 깊게 부정해야하는 행태를 처량하게 느낀다. 공허는 모든 감정을 하나의 소용돌이로 모이게 만들고,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게 만든다. 전쟁의 승자는 전망한 병사, 패자는 잔혹한 전쟁을 이겨낸 정신병자. 정신의 타락은 죽음으로 치료한다.

 온전히 스스로 일어날 수 없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에 절망하고, 절망은 또 다른 부정을 파생시킨다. 혼자서 스스로 부정과 싸운다. 삼켜져버린 불안을 드러내는 게 불안하다. 적적한 달빛 아래 꺼져가는 불꽃을 바라보고 있어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부정으로 가득 찬 벌거숭이에게 부정에 대한 솔직함은 죄다. 부정은 깊은 심연 속에서만 긍정을 피운다. 기어이 빛을 추구하고, 빛은 그림자를 몰아낸다. 도망쳐 나온 자리에는 심연의 탐험가들의 무덤이며, 고통스럽고 무의미한 허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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