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결정
나의 40살 아버지의 삶이란 '나 자신'을 잃은 삶이었다.
직장에선 충실한 노동자로 분노조절장애 상사 밑에서 감정의 쓰레기통 역할에 충실하며 할 일을 하고,
퇴근후엔 집에선 맞벌이하는 와이프를 다독여가며 사랑하는 두 자녀와 놀아주는 가정적인 아빠였다.
나 자신의 시간은 없었고 아버지의 인생은 마음속에서부터 닳아갔다. 누구는 내가 나약했다할 것이고, 혹자는 내가 책임감이 부족하다고 손가락질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생의 의지가 남아있었던 것일까, 극단적인 생각들이 스쳐지나갈때, 뉴스 기사를 보며 생각했던 것들이 떠올랐다. '저럴바에 직장이라도 그만 두는게 낫지 않을까?'라며 혼자 읊조리던 그 생각이다.
사람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유는 그것이 '가장 빠르게' 현재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 여기기 때문이라 한다.
다행이도 마지막 벼랑 끝에서 이성이란 걸 끌어올려 '육아휴직'이라는 현실적 대안을 찾아내고 실행했다.
사업주는 직원이 육아휴직을 신청하면 14일 이내로 승인해야하며 법으로 규정되어 있다.
소속장에게 육아휴직을 하겠다 말씀드리며, 직장에서 당했던 부조리한 일들에 대해서는 일언반구하지 않았다. 그것이 나를 조금이라도 더 지키는 방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었고, 훌륭한 판단이었다 생각한다.
"만약, ~한 일이 없었더라면'라는 수많은 일들이 머릿속을 가득채웠지만, 모든 중요한 선택은 복합적인 이유가 동시에 발생할때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그런 상황이 나에게 찾아왔고, 하나뿐인 유일한 해답을 찾아냈다고 생각한다.
이 판단 이후에 벌어질 일, 찾아가야할 방향성은 열린 결말이다. 수많은 종류의 걱정과 미래의 일들은 나에게 주어진 시간 속에 녹여 다시 올바른 답을 찾아갈 것이다.
나의 이야기는 지금 나의 육아휴직으로부터 시작한다.
나조차도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는 이 이야기를 앞으로 이곳에 풀어보고자 한다.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