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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의 현상학(일직선의 끝에서)

by 열인

언제나 별로 돌아간다는 숨은

수만 번 태어나고

수만 번 죽어도

늘 다시 같은 불씨로 타올랐다.


그래서,

인간의 역사는

인간에 의하여

진화하지 않는다


언제인지 알 수 없는

그때부터

갈망이든, 혐오이든

모두는 떨림,

한낱 진동이었을 뿐.


숨의 사라짐은

다만 죽음,

삐– 긴 정적으로 이어지고


어딘가에 그려지던 선율,

끝내 끊겨

빛조차 사라져

일직선으로 스러져

바로 멈춰 버린 심장처럼.


죽음만이 닿을 수 있는 곳

그러나 죽음도 머물수 없는 곳.


그 숨은,

돌아갈수도 없는 그 곳에

가지도

죽음조차 이르지 못했다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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