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의 현상학
레즈비언이든 게이이든,
이성애자이든
누구나 감각의 세계에서
눈길이 닿는 곳, 마음이 흔들리는 곳
그 차이는 방향일 뿐이다
그 떨림은 누구에게나 있다.
누군가는 더 섬세하고
누군가는 더 많은 재능을 타고났을지 몰라도
그렇다고 더 특별한 것은 아니다.
특별하다고 믿는 순간,
스스로를 가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세워진다.
그 느낌이 향하는 방향을,
그것은 잘못도 아니고,
옳음도 아니다.
다만 그렇게 있는 것.
커밍아웃을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
싫고 좋음의 마음을
알고 있다면,
그것은 필요충분 조건의 충족.
다른 사람의 생각은
그들의 몫.
자신의 중심에서
하고 싶은 대로 살아가면,
과학이 설명할 수 있다 해도
설명은 결국 만들어진 것,
창조주가 있든 없든
만들어진 것은 언젠가 해체된다.
그렇듯 우리도
주어진 재능으로 살아가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언젠가,
특정한 대상에 반응하는 마음도
고요히 멈출 것이다.
그 길을 걸어간다면
감각의 파도는 고요 속으로 스며들고,
차별 없는 평등은
그 고요의 바닥에서
저절로 피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