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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할 수 있는 것

고요의 현상학

by 열인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


미워하고,

싫어하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분노하고,

성내는 것이다.


때로는

욕심을 부리고,

게으르고,

싸우기도 한다.


그것이 우리다.


그러나 우리가 또 할 수 있는 것은,


조용히

친절해지고,

조심스레

배려하고,

용서하고,

감사하고,

사랑하고,

너그럽게

곁에 있어 주는 일이다.


가만히 손을 내밀고,

작은 숨결 하나로

누군가를 감싸는 일.


그것 또한 우리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

우리가 하고자 한다면,

할 수만 있다면,

다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자신에게 할 수 없는 것은 없으므로,


하기를 바라지 말고

하지 않기를 바라지 말고


또한

바라지 않기를 바라지도 말아야 하는 것,


그저 하면 된다.

그저,

지금 이 숨처럼

흘러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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