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의 현상학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
미워하고,
싫어하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분노하고,
성내는 것이다.
때로는
욕심을 부리고,
게으르고,
싸우기도 한다.
그것이 우리다.
그러나 우리가 또 할 수 있는 것은,
조용히
친절해지고,
조심스레
배려하고,
용서하고,
감사하고,
사랑하고,
너그럽게
곁에 있어 주는 일이다.
가만히 손을 내밀고,
작은 숨결 하나로
누군가를 감싸는 일.
그것 또한 우리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
우리가 하고자 한다면,
할 수만 있다면,
다 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가 자신에게 할 수 없는 것은 없으므로,
하기를 바라지 말고
하지 않기를 바라지 말고
또한
바라지 않기를 바라지도 말아야 하는 것,
그저 하면 된다.
그저,
지금 이 숨처럼
흘러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