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아가는 중이다

성장을 하며

by 서도현

나는 성장이라는 단어를 곱씹을 때마다 그날의 기억이 떠오른다. 책장을 넘기던 손끝에 남아 있던 종이의 결, 잔잔히 스며들던 오후 햇살, 그리고 그 속에서 펜을 움켜쥔 채 잔잔한 마음을 적어 내려가던 나. 중학교 시절 그때 쓴 글은 서툴렀지만, 분명 진심이 담겨 있었다.


10년 후 나에게 쓰는 글쓰기 대회에서 나는 반대로 10년 후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쓰는 글로 바꿔서 쓰게 되었다. 거창한 이유는 없었다. 단지 그렇게 적고 싶은 기분이 들었을 뿐이었다. 완성된 글을 제출하고 난 뒤, 가슴 한편엔 알 수 없는 떨림과 긴장이 머물렀다. 내가 써낸 문장이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뜻밖에도 난 상을 받게 되었다. 그것도 최우수상, 나는 상을 받기 위해 진로실을 찾아갔다.


날 처음 보시는 진로선생님께서는 내게 따뜻한 칭찬을 해주셨다. 그 칭찬은 내게 글이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마음을 잇는 잔잔한 다리임을 가르쳐 주었다.

그날의 그 눈빛과 선생님의 미소는 지금도 내 안에서 잔잔한 파문처럼 번지고 있었다.


진정성은 결국 꾸밈없는, 가장 솔직한 마음의 언어였다. 화려하지 않더라도 상관없었다.

비록 서툴고 흔들리더라도 거기에 살아 숨 쉬는 나다운, 나만의 생각이 있다면, 그 여운은 누군가의 마음속에 조용히 울림을 남길 수 있다.


그때서야 나는 비로소 성장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님을 알았다.


물론 앞으로도 완벽하진 않을 것이다. 때로는 흔들리고, 때로는 넘어질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안다.

그럴 때마다 나를 잃지 않고 이렇게 글로 쓰거나 말하며 살아간다면, 그 파문은 더 깊고 넓게 퍼질 거라는 것을.


언젠가는 지금의 나처럼, 누군가의 마음에 조용한 위로와 오래 남는 여운을 남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언제나 그랬듯 나는 나답게 살아갈 것이다. 다른 사람의 기준에 나를 맞추려고도. 나 자신을 버리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니.


나는 오늘도 나아가는 중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