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나는 정말로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바로 철이 든다는 건 무엇일까? 난 철이 들었을까? 이러한 궁금증이 말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였을까. 화를 내고 싶어도 참게 된 것이, “괜찮아”라는 말을 습관처럼 내뱉게 된 것이, 누가 묻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게 웃어 보이게 된 것이.
분명 예전의 나는 마음이 다치면 서슴없이 눈물을 흘렸다. 눈물이 그다지 부끄럽지도 않았고, 아픔을 감추려 애쓰지도 않았다. 오히려 울지 않으면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슬픔을 들키는 일이 두려워졌다. 누군가의 위로보다 스스로 다독이는 법을 먼저 배워버린 탓일까.
사람들은 그런 나를 보며 말한다. “이제 철이 들었네”
그 말이 칭찬처럼 들릴 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상하게 마음 한켠이 시리다. 나는 여전히 미숙하고, 여전히 울고 싶은데, 이제는 아무도 그 울음을 들어주지 않기 때문이다.
철이 든다는 건 어쩌면 그리 좋지 않은 일일지도. 어쩌면 세상이란 모서리에 닳아가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저 아프다는 말을 묵묵히 삼키곤, 서운함을 애써 웃음으로 감추며,
진심을 흘리지 않도록 단단히 여미는 일.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티다 보면 어느새 마음은 단단해지는 대신 조금씩 무뎌진다.
오늘도 나는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간다. “이젠 어른이나 다름 없으니까” 그렇게 스스로를 설득하며, 그러나 그 말의 끝에는 언제나 작게 덧붙여진다.
“사실 아직 괜찮지 않아”
철이 든다는 것은, 아마도 견디는 법을 배우는 일일 것이다. 그리고 그 견딤 속에서 진짜 나를 조금씩 숨겨가는 일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는 이런 방법밖에 몰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 나에겐 이게 최선이다. 그러니 나는 말한다.